미국 “중국,안마당까지 들어와?” 발끈
에너지 자원 확보 전쟁이 전세계적으로 치열한 가운데 중국과 인도가 쿠바령 플로리다 해협에서 석유 시추권을 손에 넣자, 미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가자 쿠바는 자국령 플로리다 해협을 59개 구역으로 나누고 지난 2월부터 16개 구역의 석유 시추권을 중국,인도,스페인,캐나다 석유회사 등에 팔았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석유 및 자원 확보를 놓고 미국과 경쟁을 벌이는 중국과 인도가 미국 안마당까지 들어오게 것이다.
미국과 쿠바는 1977년 플로리다해협 조약을 맺어 해협 중간에 경계선을 그은 다음 각각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권을 갖기로 했다. 쿠바가 자국령인 플로리다 해협의 시추권을 외국에 판매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반면에 미국은 80년대 초반부터 환경오염을 우려해 플로리다 해협에서 석유를 시추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최근 쿠바 정부는 석유 시추권을 놓고 미국 석유회사와 접촉했으나, 미국의 쿠바경제제재 조처로 미국 기업들은 이에 응할 수 없었다. 래리 크레그 공화당 상원의원은 “우리의 해안과 가까운 거리에서 중국만 마음대로 석유 시추를 하게 할 수 없다”며 “미국 석유회사도 쿠바와 경제적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바령 플로리다해협에는 원유 46억배럴, 천연가스 9조8천억 입방피트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이 수개월간 소비하는 양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령 플로리다 해협에는 원유 1150억배럴과 633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있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고유가 대책으로 알래스카 북극 지역을 포함해 플로리다해협 등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을 허용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찬성한 의원이 상·하원을 합쳐 160명에 이른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