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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라이스의 힘’ 부시와 점심 먹으며 ‘30년 이란정책’ 돌려놔

등록 2006-06-04 20:02

지난 4월4일 오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식당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으며 마주앉았다.

라이스 장관은 우울한 뉴스를 전했다. “며칠 전 베를린에서 유럽 외무장관들과 이란 핵문제를 논의했지만 엉망진창이었다. 이란 제재에 대한 어떤 합의도 이끌어낼 수 없었다. 동맹국들이 분열될 위기에 처했다. 이란은 유럽연합과 러시아의 분열을 교묘히 이용해 우라늄 농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 식사가 ‘이란과 직접 대화하지 않는다’는 30년간의 미국 외교정책을 바꿨다고 당시 이 자리에 있었던 보좌관들을 인용해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의 보고와 새 전략을 들으며, “이란이 이기고 있는” 외교 게임에서 탈출하고, 동맹국들의 지지를 재건하기 위해 이란과 대화에 나서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후 두 달 동안 라이스 장관에게 “만약 이란이 이렇게 나온다면?”이란 질문을 계속 던지며 새로운 이란 정책의 틀을 가다듬었고, 결국 5월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화를 제의했는데도 이란이 계속 우라늄 농축 중단을 거부한다면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을 받고 최종결정을 내렸다.

부시 대통령이 완전히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도박’을 한 것은 자신의 임기에 대한 평가가 이란의 핵강대국화를 막는 한편으로 군사공격도 피하는 데 달렸다고 인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또, 이런 변화는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시절의 국무부와 라이스 장관이 이끄는 국무부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한 전직 백악관 보좌관은 〈뉴욕타임스〉에 “라이스가 취임한 이후 부시 대통령이 파월 장관에게는 결코 허용하지 않았을 정책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 때문인지, 이란도 매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3일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이 내놓은 제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며, 서둘러 판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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