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동맹 아시아로 확대 의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1일 핵개발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북한과 이란을 조만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주례 방송연설에서 “우리는 곧 북한에 있을 것이고,이란에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전략적 동맹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 순방 일정에 중국과 러시아,베트남 북부지역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해, 남미에서 구축하고 있는 반미동맹 체제를 아시아까지 확대해나가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차베스는 정확한 방문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차베스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하는 동안 러시아 정부와 전투기 구매 등 군사협력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5월 테러리즘 저지 노력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대해 미국산 무기와 기술 수출을 금지시켰다. 미국은 지난 1월에도 베네수엘라가 스페인에서 20억달러 규모의 군용 수송기와 정찰기를 수입하려 하자 자국산 부품이 포함돼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의 무기금수조처에 대해 자국이 보유한 미국산 F-16 전투기를 중국이나 쿠바에 넘기고 러시아산 전투기를 도입할 것이라며 맞섰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스페인으로부터 원유 수송선을, 러시아로부터 헬리콥터와 10만정의 소총을 구입한 상태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 노력에 지지의사를 밝혔으며 미국이 경제 제재조처를 취하고 있는 쿠바에 원유를 싼값으로 제공하고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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