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오브라도르 - 우파 칼데론 팽팽한 이견
나프타 피해 본 농민들 좌파 지지로 돌아서
나프타 피해 본 농민들 좌파 지지로 돌아서
이틀 앞으로 다가온 멕시코 대선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접전 중인 좌파 민주혁명당(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52)와 우파 집권당인 국민행동당(PAN) 의 펠리페 칼데론은 1994년 발효 뒤 멕시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나프타에 대해 팽팽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전통적으로 제도혁명당(PRI)을 지지하던 농민들이 이번에는 민주혁명당을 지지하고 있어 이번 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25일 보도했다. 나프타에 따라 멕시코는 2008년까지 주식으로 사용되는 하얀 옥수수와 콩 시장을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 오브라도르는 나프타 합의문 재검토와 농민들에게 적절한 보조금 제공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국은 나프타 합의문의 어떤 부분도 재협상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오브라도르 당선 후 양쪽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규모로 경작되는 미국산 하얀 옥수수가 멕시코산보다 20% 저렴해 시장이 개방되면 멕시코 소농들은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프타 발효 전 60억달러였던 멕시코 농산물 수입액은 2002년부터 연평균 12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160만 농가가 농사를 포기했다. 이들 대부분은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나프타에 비판적인 오브라도르의 공약은 인기영합적 정책이며, 나프타가 멕시코에 득이 됐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나프타 발효 뒤 멕시코 대외 무역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비비시>가 29일 보도했다. 멕시코 전체 수출의 약 85%는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댈러스연방은행은 보고서에서 “세금탈루 문제 등이 심각하지만 멕시코 경제는 과거보다 건강하다”고 지적했다. 비센테 폭스 대통령은 지난 6월초 “올해 들어 5개월간 4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발표했다. 칼데론은 폭스 대통령의 시장개방 정책을 이어나가겠다며 미국과 캐나다에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하느님과는 너무 멀고 미국과는 너무 가까워 불행한 나라가 됐다는 멕시코. 미국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던 나프타가 이번 선거를 거치며 어떤 운명을 맞게될지 주목된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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