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 학생 ‘미군 위문편지’ 파문

등록 2005-02-25 18:16수정 2005-02-25 18:16

“민간인 희생” 이라크전 비판
편지숙제 낸 교사는 사과성명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중학교 학생 21명이 사회과목 숙제로 지난달 쓴 위문편지가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6학년인 학생들이 ‘가상의 군인 또는 퇴역군인에게’ 쓴 편지는 주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군인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내용이었으나, 9명이 이라크 전쟁 등을 비판하는 내용을 쓴 것이 화근이 됐다.

한국 동두천에서 근무하는 랍 제이컵스(20) 일병은 한 무더기의 편지를 받고 뛸듯이 기뻤으나 편지를 읽고는 서글퍼졌다. 그는 <뉴욕포스트>에 “이런 편지는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면서 “좋은 말을 할 수 없다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학교 앨릭스 컨하트(21) 교사는 교육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누구를 경멸하거나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 학생들이 군인들에게 상처를 주도록 할 생각이 없었다”며 사과했다.

문제의 편지들 가운데서 한 아랍계 소년은 “비록 당신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감수해왔지만, 당신이나 다른 군인들이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을 죽였는지 아느냐”고 곤란한 질문을 던졌다. 소년은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보니, 미국이 이라크에 자유를 가져다 줬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이어 “부시 대통령이 4년 더 임기를 수행한다는 게 매우 걱정된다. 왜냐하면 그는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길 원치 않으므로 군인들이 더 오래 머물러야 할 것 같기 때문”이라는 내용도 담았다.

또 다른 학생은 “부시 대통령은 경비병들이 지켜주는 안전한 백악관에 있으면서 자신이 용감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한 뒤 “그런데 총으로 사람을 쏠 때 기분이 좋았느냐, 아니면 무서웠느냐”는 곤혹스러운 질문으로 편지를 맺었다.

한 소녀는 “나는 여러분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도록 강요당했을 것으로 본다. 이라크는 결코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다. 만약 부시가 이 나라를 그렇게 사랑했다면 그때 우리는 오사마 빈 라덴을 찾아 나섰어야 했을 것이다. 부시는 이 전쟁을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하는데 무슨 테러인가. 이라크에서 온 테러리스트의 이름을 대보세요…나는 거기서 온 테러리스트가 없다는 걸 알아요”라고 적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미 임시예산안 부결…정부 셧다운 위기 심화 ‘트럼프 책임론’ 1.

미 임시예산안 부결…정부 셧다운 위기 심화 ‘트럼프 책임론’

미 ‘정부 셧다운’ 코앞 겨우 합의 예산안…트럼프·머스크 “반대” 2.

미 ‘정부 셧다운’ 코앞 겨우 합의 예산안…트럼프·머스크 “반대”

프랑스 발칵...아내에 약 먹여 72명에게 성폭행하게 한 노인 3.

프랑스 발칵...아내에 약 먹여 72명에게 성폭행하게 한 노인

러시아, 키이우에 미사일 공습…1명 사망 4.

러시아, 키이우에 미사일 공습…1명 사망

하늘 대신 물 위에 뜬 비행기…2024년 홍수에 잠긴 세계 [포토] 5.

하늘 대신 물 위에 뜬 비행기…2024년 홍수에 잠긴 세계 [포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