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발판 좌파물결 차단 적극 나설듯
우파 후보가 ‘놀라운 승리’를 거둔 멕시코 대선을 계기로 최근 몇년 동안 수세로 몰렸던 미국의 대남미 정책이 공세적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는 지난 6월 페루 대선에서 알란 가르시아 전 대통령이 친차베스 성향의 올란타 우말라에게 결선투표에서 역전승한 데 이어 멕시코 대선에서 우파가 신승한 것을 발판으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로 이어지는 ‘반미의 축’ 확산을 저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에 치러질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대선 이외에 특히 에콰도르, 니카라과 대선이 부시 행정부의 다음 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대선 선거 결과가 확정공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는 공식반응을 자제하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내심 안도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3200여㎞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을 주장하는 “가난한 자들의 대통령”이 등장하는 것에 노심초사하면서도, 선거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것으로 비치는 행태만은 자제해 왔다.
그러나 현재 의회에서 논란이 계속되는, 미-멕시코간 최대 이슈 중의 하나인 이민문제 관련 입법 추진과 국경장벽 건설 등을 통해 멕시코 국민들에게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선택을 요구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해 왔다. 우파 진영에선 좌파인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52) 후보를 ‘멕시코의 차베스’, ‘국가경제를 파탄시킬 위험한 좌파’라고 비난하며 네거티브 선거전략으로 여기에 보조를 맞췄다. 지난 6월 페루 대선에서 친차베스 성향의 우말라를 좌절시켰던 방식이 멕시코에서 재현된 것이다.
미국의 중남미정책은 민주주의와 지역안보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북미와 중남미를 하나로 묶는 거대한 단일시장을 구축해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고착화하는 데 있다. 그러나 9.11 동시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 눈을 돌린 사이 ‘뒤뜰’로 간주했던 중남미지역에서 좌파정권들이 출범하면서 2005년을 목표로 했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출범은 제동이 걸린 상태다.
미국은 중남미 각국과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쓰고 있다. 칠레에 이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도미니카 등과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을 타결했고, 페루에 이어 콜롬비아, 에콰도르와도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를 중심으로 한 ‘미주대륙을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이라는 대안적 움직임의 확산에 맞서 반미경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도좌파정당이 집권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각개격파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번 멕시코 대선 이후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스티븐 존슨 연구원은 최근 논문에서 “차베스와 카스트로의 영향력을 상쇄하기 위해 중남미지역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도록 노력할 것과 △카스트로 이후 쿠바의 변화에 대비할 것 △에너지부문의 국가소유를 제한하는 개혁을 추진 할 것 등을 정책적 대안으로 제안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펠리페 칼데론 집권 국민행동당 후보가 우세를 점한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 대선의 공식개표 결과 발표가 5일로 연기된 가운데, 3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 선관위 사무실 앞에서 군 병력이 경비를 서고 있다. 멕시코시티/AP 연합
미국은 중남미 각국과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쓰고 있다. 칠레에 이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도미니카 등과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을 타결했고, 페루에 이어 콜롬비아, 에콰도르와도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를 중심으로 한 ‘미주대륙을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이라는 대안적 움직임의 확산에 맞서 반미경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도좌파정당이 집권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각개격파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번 멕시코 대선 이후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스티븐 존슨 연구원은 최근 논문에서 “차베스와 카스트로의 영향력을 상쇄하기 위해 중남미지역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도록 노력할 것과 △카스트로 이후 쿠바의 변화에 대비할 것 △에너지부문의 국가소유를 제한하는 개혁을 추진 할 것 등을 정책적 대안으로 제안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