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9월11일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에 대해 조사를 벌였던 '9.11 테러 진상조사위원회'에 의해 2004년 8월에 발표된 '9.11 테러 보고서'가 내달 컬러판 만화책으로 선보인다.
16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유명 만화책 출판사 '하비 코믹스'의 편집국장 출신의 시드 제이콥슨(76)과 만화 '캐스퍼'의 작가 어니 콜론(75)은 복잡한 사건 경위 등을 모두 담느라 무려 6백쪽에 달하는 '9.11 테러 보고서'가 일반에 시판됐음에도 분량이 너무 많고, 발생 시간순으로 일목 요연하게 정리돼 있지 않아 막상 독자들이 읽기가 어렵다는 점에 착안, 이를 150쪽의 만화로 축약했다.
두 사람은 이 사건이 갖는 무거움과 역사적 기록이라는 점을 중시, 만화속 지문의 '99%'를 보고서에 나오는 말 그대로 인용했다.
그리고 딕 체니 부통령 등 행정부 관리들이나 19명의 비행기 납치범들은 이들의 사진을 참고로 그림을 그렸다. 두 사람의 만화화 작업에는 무려 1년 반이나 소요됐다.
이들은 전체의 2/3 정도 만큼 초안을 완성한 후 '힐 앤 왕' 출판사의 토머스 리비엔 발행인에게 보여줬으며, "너무 훌륭한 아이디어여서 기가 막힐 정도"라는 반응과 함께 출판 계약을 따냈다.
'9.11 테러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토머스 킨은 "만화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매우 우려했으나 막상 살펴 보니 사실과 정확히 맞게 그렸다"며 찬사를 보냈다. 킨과 부위원장이었던 리 해밀튼은 서문까지 써줬다.
미국에서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가 만화책으로 등장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만화 작가인 아트 슈피겔먼은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였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토대로 '마우스'라는 만화책을 펴내 1992년 퓰리처상을 수상한바 있다. 슈피겔먼은 지난 2004년 자신의 9.11 경험담을 엮은 만화책 '타워가 없는 그늘 아래서'를 펴내기도 했다.
9.11 테러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희생자 유족들은 테러 사건이 희화화될까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각별한 신경을 써줄 것을 희망했다. 그러나 테러가 발생한지 이미 5년 가까이 흘러 독자들이 반응이 어떨 지는 의문이다. 9.11 테러 당시 펜실베이니아주에 추락한 비행기 내에서 납치범들과 승객들간의 대결을 가상해 제작한 영화 '유나이티드 93'은 지난 4월 개봉했으나 별로 관객을 끌어 모으지 못했다. 역시 9.11 테러를 소재로 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세계무역센터'가 내달 개봉될 예정이다. '힐 앤 왕'의 리비엔 발행인은 "이 만화책은 보고서에 나타난 사실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영화와는 다르다"면서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되는 것을 경계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9.11 테러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희생자 유족들은 테러 사건이 희화화될까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각별한 신경을 써줄 것을 희망했다. 그러나 테러가 발생한지 이미 5년 가까이 흘러 독자들이 반응이 어떨 지는 의문이다. 9.11 테러 당시 펜실베이니아주에 추락한 비행기 내에서 납치범들과 승객들간의 대결을 가상해 제작한 영화 '유나이티드 93'은 지난 4월 개봉했으나 별로 관객을 끌어 모으지 못했다. 역시 9.11 테러를 소재로 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세계무역센터'가 내달 개봉될 예정이다. '힐 앤 왕'의 리비엔 발행인은 "이 만화책은 보고서에 나타난 사실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영화와는 다르다"면서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되는 것을 경계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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