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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부시, G8 폐막오찬 ‘막말’ 발언 마이크로폰으로 ‘생중계’

등록 2006-07-18 01:53수정 2006-07-18 15:57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 정상회담 폐막 오찬 자리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 정상회담 폐막 오찬 자리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 폐막 오찬중 "헤즈볼라의 형편없는 짓거리"등 점잖치 못한 발언을 했으며 이 발언이 마이크로폰을 통해 옆자리까지 '생중계'됐다.

부시 대통령은 롤빵에 버터를 발라 먹으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문제에 대해 대화하던 중 유엔과 이 문제를 놓고 씨름하며 좌절감을 느끼게 된 과정을 상세히 설명. 그는 즐겨 사용하는 어법인 "아시다시피(See)"라는 말을 써가며 헤즈볼라 등 이슬람 무장세력과 이들을 지원하는 시리아에 "진절머리 난다"고 말한 데 이어 유엔에 대해서도 "좌절감을 느꼈다"며 불편한 심사를 표출한 것.

부시 대통령은 블레어 총리에게 "아시다시피, 아이러니한 것은 그들(유엔)이 할 일은 시리아에게 헤즈볼라가 형편없는 짓(shit)을 못하도록 막으면 모든 게 다 끝나는 일 인데.."라고 유엔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블레어 총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평화유지군의 중동 파견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추정되나 말 소리가 작아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찬장에서 헤드 테이블에 앉아 있던 다른 G8 정상들도 자신들의 발언이 마이크로폰을 통해 옆으로 전해지는 것을 모른 채 대화에 열중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오찬 중 가진 사진 촬영시에도 다른 지도자들과 중동내 폭력사태로부터 다이어트 콜라 선호, 회담 중 받은 선물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가벼운 농담을 섞어가면서 쉼없이 발언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모스크바에 돌아가려면 8시간 걸리죠? 나도 그렇다오. 러시아는 큰 나라요, 중국도 그렇고. 블레어, 당신도 바로 떠납니까?"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블레어 총리가 손수 골라 사다준 스웨터 선물에 고맙다고 인사했으며 블레어 총리는 이에 대해 "그럼, 그렇게 해야죠(absolutely)"라며 응수. 그는 또 회담에서 일부 발언자가 너무 길게 얘기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장황한 발언'을 한 지도자들을 꼬집기도. (상트 페테르부르크 AP=연합뉴스)



■ 부시-블레어, 마이크 꺼진줄 알았는데 ‘솔직대화’ 생중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서 열린 주요8개국(G8) 정상회의 도중 마이크가 켜져 있는지도 모른 채 중동 사태에 대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대화에서 블레어 총리는 자신이 중동을 방문해 사태해결을 모색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8일 부시 대통령이 블레어 총리에게 ‘생중계’의 첫 대목을 “어이, 블레어(Yo, Blair)”로 시작했다는 점부터가 정상간 대화로서 적절한 수준이었는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이라고 지적했다.

괄호 안은 당사자들이 말하려는 뜻을 직설적인 어법으로 해석한 것이다.

부시 = 그 스웨터 고마워요. 당신 무지하게 사려깊네.

블레어 = 별 말씀을.

부시 = 직접 골랐다면서요.

블레어 = 오, 물론이지요.

부시 = 코피는 어때요? 휴전이나 다른 것들에 대한 그 사람 태도란… (*당신이랑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만나, 유엔 안보리에서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병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릴 했다며?)

블레어 = 이 국제적 사안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않으면 전쟁을 끝낼 수 없을 겁니다.(*레바논에 유엔 평화유지군을 보내야 합니다!)

부시 = 글쎄…(*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블레어 = 뭔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말했듯이 내가 현재 상황이 어떤지를 한번 봤으면 아주 좋겠어요.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일이 꼬일 것이라고 당신도 말했잖아요.(*내가 중동에 가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줘요!)

부시 = 콘디가 곧 갈꺼야.(*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가는데 당신까지 나설 필요는 없잖아?)

블레어 = 하지만 그게, 그게 문제로군요. 하지만 당신이, 당신이 함께 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본다면요.(*당신이 허락하지 않으면 다시 생각해볼 수 밖에…)

부시 = 그렇지, 그렇지(*이제야 말을 알아듣는군)

블레어 = 그러나 적어도 사람들한테는 뭔가를 줘야 할 텐데…(*다시 한번 생각해주세요)

부시 = 그건 절차인데…, 콘디에게 당신의 제안을 말했어요.(*포기해요, 당신은 가지 못해)

블레어 = 글쎄… 내가 말하는 것은 당신도 알다시피… 만약 콘디가 뭔가 준비가 필요하다면, 거기 가서 성공한다면 한편으로 나도 거기 가서 얘기할 수 있을텐데…(*나도 가서 한몫 거들 수 있는데)

부시 = 당신도 알다시피… 해야 할 일은 시리아가 헤즈볼라에게 이 빌어먹을 일을 중단시키는 것이야, 그럼 일은 끝이야.(*시리아 놈들의 멱살을 잡아 헤즈볼라 놈들의 테러를 그만두게 하면 끝날 일인데, 무슨 놈의 평화유지군이야!)

정의길 기자, 외신종합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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