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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닛산·르노,지엠에 “빨리 손잡자”

등록 2006-07-24 19:00

곤 사장 “전략적 기회” 밀어붙일 태세
중병 지엠과 제휴? 닛산 내부 회의론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미국 제너럴모터스(지엠)와 닛산·르노가 90일 동안의 ‘삼각동맹’ 협의에 들어간 가운데 닛산·르노 쪽이 지엠에 대한 제휴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독자적 재생을 모색해온 릭 왜고너 지엠 회장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카를로스 곤 닛산 사장(르노 사장 겸임)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강한 자신감과 함께 ‘동맹 구상’의 일단을 드러냈다. 곤 사장은 “왜 지금 제휴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전략적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휴효과를 의문시하는 주장에 대해선 “모두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7년전 닛산과 르노가 제휴할 때 경제분석가 10명 가운데 9명이 부정적이었고 1명은 회의적이었지만, 지금은 3분의 2가 부정적이고 3분의 1이 긍정적이니 상당히 개선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의 반응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닛산 내부에서도 회의적 반응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경영회의에서 장시간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독주나 원맨쇼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곤 사장은 지엠과의 동맹을 장기 성장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닛산·르노 제휴의 과실은 7년이 지난 지금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성장을 위한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닛산·르노로선 부품 공동조달과 상호공급은 물론, 지엠의 대형차용 엔진과 환경기술 잠재력, 지엠의 북미 공장과 중·러 판매망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닛산이 실적 부진으로 연내 반전을 지상목표로 삼고 있는 처지에 ‘중병’에 시달리는 지엠에 손을 뻗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강력한 자동차노조가 버티고 있는 미국에서 ‘곤 방식’의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이 통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가시지 않는다.

곤 사장은 현 단계에서는 지엠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수준의 제휴를 구상 중이다. 그는 “기업통치는 (사업제휴) 다음 단계의 얘기이지만, 필요하면 기꺼이 참가하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지엠의 최고경영자(CE0)가 돼 경영권을 넘겨받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가능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지엠이 자동차대국인 미국의 상징이어서 외국인의 ‘접수’에 대한 역풍이 매우 거셀 것이라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런 삼각동맹 움직임에 대해 도요타자동차는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 사장은 지난 20일 “닛산·르노에 맞서 새로운 제휴책을 지엠에 제시할 생각은 없다”며 “(현재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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