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미국 밖에서 위조
미 “북한이 유통” 계속 의심
미 “북한이 유통” 계속 의심
100달러짜리 초정밀 위조지폐, 이른바 ‘슈퍼노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미국의 위조지폐 수사를 총괄하는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조사국(USSS)의 최신 자료를 보면, 1989년 필리핀에서 첫 발견 이래 현재까지 압수된 슈퍼노트는 모두 5천만달러(연평균 280만달러) 수준으로 전체 위조지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낮다. 최대 위폐제조국으로 알려진 콜롬비아에서 같은 기간에 만들어져 압수된 3억8천만달러의 위폐에 비해서도 적은 액수이다.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미국 달러화폐는 약 7620억달러. 이 가운데 3분의 2정도가 미국 밖에서 통용된다.
비밀조사국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압수된 위조달러는 2004년 6300만달러에서, 2005년엔 5600만달러로 줄었다. 지난해 비밀조사국은 이 가운데 5260만달러를 압류했다. 미국내에서 압수된 위조달러는 1470만달러로 미국내에서 통용된 위폐의 44%는 외국에서 인쇄된 조잡한 수준의 옵셑인쇄를 한 것들이고, 46%는 미국내에서 컴퓨터와 스캐너, 프린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위조된 것들이었다. 전체 위폐 가운데 콜롬비아에서 제조된 것은 14%인 860만달러로 추산됐다. 콜롬비아산 위폐는 2001년 5월부터 미국과 콜롬비아가 협력협정을 맺어 지난 7월1일까지 1억8천만달러 위폐 압수하고 63개 제조공장 폐쇄시키고 360여명 체포한 노력의 결과 2001년 1950만달러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비밀조사국이 슈퍼노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양보다는 질에 있다. 비밀조사국은 슈퍼노트가 인쇄의 질이 뛰어나 걸러지지 않고 연방준비은행 금고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안보에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사안으로 보고 출처와 유통에 대한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로 미국 밖에서 거래되고 있는 슈퍼노트가 일부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에선 달러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려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04년 대만과 2005년 페루에서 슈퍼노트 발견 이후 금융기관과 거래자들이 100달러권 기피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슈퍼노트 관련 수사 결과 지금까지 전세계 130국에서 170명 이상이 국내외에서 체포됐다고 비밀조사국은 밝히고 있다.
비밀조사국 범죄수사과의 스캇 존슨 특수요원은 지난 19일 하원 재무위 청문회에서 “법무부는 조사국의 수사와 정밀분석 결과에 근거해 이 정교한 슈퍼노트와 북한 사이에 분명한 커넥션을 파악했고, 북한 정권의 감독 아래 슈퍼노트가 계속 만들어져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공개청문회에서도 북한과 슈퍼노트의 관계를 입증하는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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