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에 반체제 언론인 발탁…프랑스엔 가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파격적인 방식으로 외국 주재 대사를 기용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대사 추천을 받아, 파격적인 인사들을 기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그는 미국 주재 대사에 외교관 경험이 전무하며 영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하는 반체제 언론인 출신의 구스타보 구스만을 임명했다. 구스만은 볼리비아 잡지 <풀소>의 편집자로서 지난 2003년 10월 당시 반정부 시위 동안 60명이 공권력에 의해 숨졌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기사는 당시 대통령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도를 축출하기 위한 노력을 불러일으켰다.
구스만은 <에이피(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매우 놀랐다며, “왜 내가 그런 민감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냐”고 반문했다고 말했다. 이에 모랄레스 대통령은 “당신은 내가 대통령이 될 능력이 있다고 상상한 적은 있는가?”라고 답했다고 그는 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프랑스 주재 대사에 케추아어 음악(안데스 민속음악)의 대표 가수인 루스밀라 카르피오를 임명한 바 있다. 볼리비아의 파격적인 대사 기용은 국제사회에 볼리비아의 다른 면모를 보이겠다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외교 전술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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