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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볼사치카 생태계 ‘107년만의 복원’

등록 2006-08-25 19:12수정 2006-08-25 23:38

마지막 남은 흙댐 없애
2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쪽으로 7㎞ 떨어진 오렌지 카운티의 헌팅턴비치에 위치한 ‘볼사치카 생태역’의 습지들이 107년 만에 바닷물이 들고나는 생태계로 바뀌었다.

불도저들이 흙댐의 마지막 남은 부분을 무너뜨리는 순간, 바닷물이 42만평 습지를 향해 밀려 들어오는 광경을 지켜보던 환경단체 ‘볼사치카의 친구들’ 회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샴페인을 터뜨렸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30년간 볼사치카만의 생태 복원을 위해 노력해온 환경운동의 승리였다.

볼사치카 습지는 지난 1899년 오리사냥클럽이 이 지역을 사들여 오리를 많이 잡기 위해 석호를 둑으로 막은데다 1920년부터 석유 채취가 시작되면서 생태계가 파괴됐다. 볼사치카만 지역은 한때 캘리포니아주에서 두번째로 큰 유전지대였다. 유전들 사이사이 버려진 습지에 6종의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200여종의 새들이 몰려들면서 76년 ‘볼사치카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습지생태 보존운동이 시작됐다.

‘볼사치카의 친구들’이 조직한 생태관광 등이 큰 호응을 얻자, 73년 석유회사인 시그널은 습지 보존을 위해 37만평을 주정부에 기증했다. 97년엔 주정부가 나머지 100여만평을 2500만달러에 구입하면서, 볼사치카 습지 복원사업은 해안습지의 90%가 개발된 캘리포니아주의 최대 환경복원사업으로 부상했다.

이날의 행사는 원유를 뽑아내던 유공을 막고 물길을 청소하고 해안도로와 모래해변을 재조성하는 등 2년간 1억4700만달러를 투입한 복원공사의 마무리 작업이었다. 습지 구입과 복원 비용의 상당 부분은 항구 확장으로 생태계 파괴에 앞장섰던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이 보상 차원에서 기부했다. 나머지는 주민투표를 거쳐 채권 발행으로 충당했다.

아직도 습지 한쪽에서 석유회사가 30만평을 임차해 원유를 뽑아내고 있지만, 유전의 경제성이 다할 때 이곳도 자연습지로 복원된다. 다음달 2일 ‘볼사치카의 친구들’은 창립 30돌 행사를 볼사치카 환경보존지역에서 대대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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