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세계 최대 구리광산 파업 ‘구리가 금값’

등록 2006-08-28 17:14수정 2006-08-28 17:33

세계 최대의 민영 구리 광산인 칠레 에스콘디다 광산에서 파업이 3주 넘게 계속되면서 구리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천명이 넘는 에스콘디다 광산 노동자들은 지난해 기록적 구리값 폭등으로 100억달러 이상의 순익을 낸 회사가 이에 걸맞게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전세계 구리 생산의 8.5%를 차지하는 이 광산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졌다.

노조는 임금인상 요구를 애초 13%에서 8%로 낮추고 1만9천달러의 특별보너스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주 마지막 협상안이라며 4% 임금 인상과 1만8천달러의 특별보너스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에스콘디다 광산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광업기업인 BHP빌리턴과 리오틴토가 각각 57.5%, 3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광산이 위치한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 외곽의 산업도시 안토파가스타에 푸른색 천막 농성장을 마련하고, “구리는 우리의 것이며, 외국인들의 것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이들은 2년 동안 국제 구리값이 400%나 인상됐지만, 광부들의 월급이 500달러~1400달러에 불과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광산 경영진은 26일부터 대체 노동력을 고용하고 계약직 노동자를 늘리고 있으며, 노조는 ‘회사가 협상할 뜻이 없으며 노조를 파괴하려는 증거’라고 반발하고 있다.

파업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자, 전세계 구리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지난주부터 구리 선물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거래소에서 28일 10월 인도분 구리 선물 가격은 0.8%오른 t당 68020위안(8532달러)에 거래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 여파 등으로 올해 전세계 구리생산이 예측치보다 60만t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의 7월 수요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2.7%나 증가하는 등 수급 불안이 심해지고 있어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번 파업은 출범 6개월을 맞은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 중도좌파 정부에도 난제를 안기고 있다.

구리 수출은 칠레 전체 수출의 40%와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하는 칠레 경제의 중추다. 에스콘디다 광산은 칠레 구리 생산의 20%를 차지한다. 정부와 업계는 에스콘디다 파업 장기화가 다른 광산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려한다. 세계 최대 구리생산자인 칠레 국영 코델코가 10월 임금협상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주 코델코 노조 북부 지부는 에스콘디다 노조원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BHP빌리턴이 운영하는 스펜스 광산 노동자들도 다음달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27일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BHP빌리턴이 이번 파업으로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입겠지만, 전세계 구리 수급 여건이 빠듯한 상황에서가 가격을 올리기 위해 파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