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연방선거재판소는 28일(현지시각) 민주혁명당(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후보가 지난 7월 2일 실시된 대선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7명의 선거재판소 판사들은 대선 분쟁 소송 등을 검토하고 부분 재검표를 실시한 결과 부정 선거에 대한 증거가 없어 만장일치로 오브라도르 후보의 주장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호세 알레한드로 루나 라모스 판사는 또 “이번 재검표를 통해 각 당은 무효표 처리로 상당한 득표수를 잃었으나 이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선거재판소는 모든 투표지 재검표를 주장한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의 요구를 기각하고 전체 투표소의 약 9%에서만 부분 재검표를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선거재판소에 따르면 부분 재검표에서 23만표 이상이 무효표로 처리됐으며, 이 중 펠리페 칼데론 후보가 8만1080표를 오브라도르 후보는 7만6897표를 잃었다. 애초 개표 결과 칼데론 후보가 24만4000표(0.58%) 차로 오브라도르 후보에 승리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날 선거재판소는 후보들의 최종 득표수와 당선 확정자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번 판결로 사실상 칼데론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셈이라고 <비비시(BBC)>가 분석했다. 하지만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은 이번 판결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는 등 멕시코의 정치적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지지자 수천명이 거의 한달동안 캠프 생활을 하고 있는 소칼로 광장에 나와 “이번 판결은 국민의 권리를 남용했으며 헌법 질서를 파괴한 쿠데타”라고 주장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그는 지지자들에게 멕시코 독립기념일인 오는 9월16일부터 소칼로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민 불복종을 전개해나갈 것을 결정하는 회합을 열자고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그는 이 회합에서 칼데론에 대항할 대안 정부의 대통령으로 자신의 임명을 제안했다. 선거재판소는 오는 9월6일까지 당선자를 확정해 발표해야 한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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