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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9.11테러 5주년 앞두고 ‘음모론’ 차단 부심

등록 2006-09-03 10:50

미국 정부가 9.11 테러 5주년을 앞두고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 붕괴의 배후가 조지 부시 행정부라는 이른바 9.11 테러 음모론의 확산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국무부와 연방기관인 국립표준기술연구원(NIST)이 지난주 9.11테러 음모론을 반박하는 보고서를 통해 음모론의 확산 차단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음모론자들은 나름대로 근거를 제시하며 음모론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모론의 핵심은 9.11 테러 당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붕괴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소행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배후일 수 있으며, 이 빌딩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 또한 테러리스트들의 항공기 충돌 테러가 아니라 건물 내부에 설치된 폭약 때문이라는 것.

음모론자들은 쌍둥이 빌딩 붕괴현장 근처에 남아있는 잔해에서 발견된 플루오르와 아연 등은 통상적으로 건물건축에 사용되지 않는 물질이라는 등의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으며 음모론을 담은 동영상 `루즈 체인지(loose change)'도 인터넷 포털 등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올 여름 오하이오대학이 전국 성인남녀 1천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은 9.11 테러에 연방정부가 개입했거나 테러공격을 용인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6%는 세계무역센터 붕괴가 건물 내에 비밀리에 설치된 폭탄 때문이라고 응답, 음모론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NIST는 새로 발표한 7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건물 내 폭발물에 의한 세계무역센터 붕괴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으며 국무부도 산하 정보오용대책팀을 통해 음모론을 반박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보고서들의 주된 반박내용은 만약 건물에 설치된 폭약으로 인해 세계무역센터 건물붕괴가 일어났다면 아래로부터 폭발이 있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위에서부터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는 것.

또한 9.11 테러 당시 여객기의 건물 충돌 이후 별다른 지진파가 감지되지 않았다는 것도 폭약에 의한 건물붕괴가 허구임을 입증하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상식적으로 세계무역센터와 같이 거대한 건축물을 붕괴시키기 위해서는 수천t의 폭약과 발파장치 등이 필요한데 이같이 엄청난 양의 폭약 등을 들키지 않고 건물 내에서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일반적인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NIST의 마이클 뉴먼 대변인은 9.11 테러 5주년이 다가오면서 음모론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음모론의 허구를 과학적으로 반박하기 위해 보고서를 준비했다면서 과학적인 근거에도 음모론자들은 주장을 굽히지 않겠지만 음모론을 보고 혼란스러운 국민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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