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전략’ 상담·학습에 수천달러…부유층 유리
학생 다양성 해쳐…타 대학 확산여부는 미지수
학생 다양성 해쳐…타 대학 확산여부는 미지수
미국 하버드대학이 정시 모집 이전에 한 학기 앞서 학생을 선발하는 ‘조기입학’ 제도를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미리 선발해 대학 교육에 대비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가난하지만 똑똑한 학생들의 입학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뉴욕타임스>는 12일 데릭 복 하버드대학 총장 권한대행의 말을 따, “하버드대학이 그동안 정원 2124명 가운데 813명을 한 학기 앞서 선발했으나 내년부터는 정시로만 신입생을 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복 총장대행은 “지금의 학생선발 절차는 이미 유리한 고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 제도로 보인다”며 “(조기입학 제도 폐지로) 입학제도가 더 공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내 유명 대학이 대부분 시행하고 있는 조기입학 제도에 대해선 ‘합격전략 상담과 학습지도에 수천달러의 사례비를 지급할 수 있는 부유한 집안의 자녀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특히 하버드와 예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부 명문 사립대학들은 조기입학 허가를 받으면 반드시 등록하도록 하는 규정을 둬, 여러 대학의 장학금을 비교해 가장 유리한 조건을 선택해야 하는 가난한 학생들의 지원율을 떨어뜨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복 총장대행은 “좀 더 부유하고 머리를 잘 굴리는 학생들이 조기입학 지원자의 다수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프린스턴대학의 입학담당 학장인 재닛 래빈 러펠리어도 “조기입학이 합격생의 다양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을 들어왔다”고 말했다.
지원자들이 실질적으로 제한되면서, 조기입학 합격률도 정시에 견줘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대학의 경우 조기입학 합격률은 21%로, 정시(7%)의 3배에 이른다. 프린스턴대학도 조기입학 합격률이 정시(9%)의 3배 이상인 29%였다.
신문은 “제도를 바꿔도 우수 학생을 뽑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는 하버드대학의 자신감이 이번 조처의 한 배경”이라며 “그러나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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