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심문 인권보호 법안 통과…매케인·파월도 지지
하원 통과한 ‘군사법정 법안’과 충돌…내분 조짐
하원 통과한 ‘군사법정 법안’과 충돌…내분 조짐
테러용의자에 대한 거친 심문을 허용한 조지 부시 행정부 법안을 놓고, 유력한 공화당 대선주자인 존 매케인 의원과 부시 1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14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는 테러용의자를 수사관의 심문에서 폭넓게 보호하는 조항을 뼈대로 하는 법안을 15대 9로 통과시켰다고 미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안에는 매케인 의원과 존 워너 군사위원회 위원장, 린지 그래이엄, 수전 콜린스 의원 등 공화당 의원 4명이 찬성했다. 앞서 13일엔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수사당국에 테러용의자를 거칠게 다룰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특별군사법정을 설치하는 등의 ‘군사법정 법안’을 52대 8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틀에 걸쳐 모순되는 두 법안이 양원 상임위를 통과한 것이다.
행정부 법안이 하원 상임위를 통과한 13일엔 파월 전 장관이 매케인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세계는 테러와의 전쟁의 도덕적 기반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며 “전쟁포로에 대한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제네바 협정 3항을 재정의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노력은 그런 의심을 깊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정부 법안은 특별군사법정 설치 이외에 △테러용의자에 대해 기밀분류된 증거 접근을 제한하고 △강압심문을 통해 얻은 진술의 법정 효력을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정보기관 요원들이 심문 방법과 관련해 법적인 제소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도 삽입했다.
부시 대통령은 14일 “(행정부 법안은) 중앙정보국이 합법적인 방식으로 중량급 테러용의자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막는 어떤 법안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상원 군사위를 통과한 ‘대체 군사법정 법안’은 △특별군사법정 설치를 봉쇄하고 △기밀분류된 증거나 강압적 심문을 통해 얻은 진술의 활용을 제한하고 △테러용의자들이 잔인하고 비인간적 대우에 저항할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매케인 위원 등은 이 법안이 테러 용의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손상됐던 미국의 이미지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빌 프리스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하원의 행정부 법안에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어, 상원 법안이 다음주 상원 전체회의에서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행정부 법안의 하원 통과 가능성은 높은 편이지만, “베트남 전쟁 포로였고 군사안보 분야에서 신망있는 매케인 의원의 반대가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게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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