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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은 제자리로 돌아오라

등록 2006-09-18 18:46

‘피스잼’ 행사 참석한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전쟁 참여 성토
“미국인들은 우리에게 어떤 정부도 법의 지배를 뒤집을 수 없다고 가르쳤다. 그렇다면 관타나모 만의 수용소는 어떻게 된 것인가? 미국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남아공의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는 17일 미국 콜로라도 덴버의 덴버대학에서 열린 ‘피스잼’ 10돌 행사에서 이렇게 미국을 성토했다. 1996년 콜로라도에서 창립된 피스잼은 평화 증진을 위해 청소년 교육에 주력하는 단체로, 지난 10년 동안 전세계에서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지난 1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진행된 10돌 행사에는 31개국에서 7천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에이피(AP) 통신〉 등을 보면, 이번 행사에 연사로 참여한 10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은 청소년 청중들에게 미국이 군대를 철수하고 개발도상국에 원조를 늘리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3년 노벨상 수상자인 이란의 시린 에바디는 “고통스런 9·11 테러가 일어난 뒤, 나는 미국이 모든 희생자의 이름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학교를 지었으면 했다”며 “이라크에서 전쟁을 해야 한다는 신의 계시를 누군가 가졌다고 말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일종의 테러리즘”이라고 부시의 이라크 정책을 문제 삼았다.

이 행사에 참여한 유일한 미국인으로 97년 대인지뢰 반대운동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조디 윌리엄스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총을 통해 민주주의를 전파한 뒤 그들을 내전상태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날 회의에서 연설한 투투 대주교는 연설 뒤, 각국에서 온 청소년 참석자들을 연단으로 불러 그들에게 영감을 준 것들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도록 권했다. 청소년 연사 가운데는 미얀마에서 온 르웨이 체리(23)가 자국의 압제정권 감시에 있어서 유엔의 구실을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투투 대주교는 청소년들에게 “세계적 문제의 크기에 압도당하지 말아야 한다”며 “아주 작은 실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통신은 보도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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