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리치 미 하원 동아태위원장
북-미 직접 대화도 제안
미 의회에서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이 있는 의원으로 꼽히는 짐 리치 하원 동아태위원장이 9·19 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선 평화협정 회담, 후 핵폐기 논의’와 ‘북-미 직접협상’ 등을 제안하면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쓴소리와 충언을 쏟아냈다.
리치 위원장은 19일(현지시각) 무기통제협회(ASA)가 주최해 카네기재단에서 열린 ‘북핵 도전에 대한 다음 수순’이라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해, 9·19 공동선언에 명시된 평화협정 이니셔티브를 주도해 6자회담을 되살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미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간 시점에서 나온 그의 이런 제안은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치 위원장은 “미 고위급 사절의 북한 방문은 존중의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으며 북한은 이를 갈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여름 북한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초청했을 때,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을 보내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9·19 선언에 나온 평화협정 협상을 통해 6자회담 당사국들이 공동선언 이행에 추진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제안이 될 것”이라며 “평화협정 협상의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면 협상 직후 6자회담을 재개하고, 협상에 진전이 이뤄지면 (북미 간에) 연락사무소에 이어 상주대사관 설치 등 수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의 직접대화가 혜택도 항복도 아니다”라며 “미국은 양자접촉을 회피함으로써 북한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만큼이나, 국익을 추구하는 창의적인 미국 스스로의 외교 수행 능력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질타했다. 그는 ‘추가적인 긴장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는 중국의 반대 입장을 감안한다면 안보리 결의 1695호의 가치도 의심스럽다며, “직접 영향을 주지 못할 제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소프트파워 외교의 현실주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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