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강력 부인..강경 메시지 전달은 인정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2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을 만나 무샤라프 대통령이 '폭로'한 미국의 폭격 위협에 대해 몰랐다며 무샤라프 대통령에 대한 진무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무샤라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신문에서 읽고 처음 알았다"며 "거친 말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전날 CBS와 인터뷰에서 9.11 테러공격 직후 리처드 아미티지 당시 미 국무 차관보가 탈레반과 전쟁에 협력하지 않으면 폭격을 통해 "석기시대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던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선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폭로'가 알려지자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같은 날 CNN에 출연, 파키스탄을 폭격하겠다고 위협한 일은 결코 없으며, 그런 말을 할 리도 없고 할 권한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아미티지는 그러나 파키스탄에 강경한 메시지를 전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 편에 설 것인가 반대 편에 설 것인가" 선택을 주문했다는 것.
이와 관련,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기자들에게 "아미티지가 그런 표현을 안 썼다고 말했다"고 상기시키면서도 "모르겠다. 의사소통 실패의 전형적인 사례일 수 있다. 정말 모른다"고 말했다.
스노 대변인은 다만 "미국의 정책은 폭격 위협을 하려는 게 아니었으며,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당신이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댄 바틀렛 백악관 고문도 아미티지가 정확히 어떻게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9.11 직후 곧장 무샤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선택할 때라고 말한 사실은 그동안 우리가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바틀렛 고문은 CBS 방송에 출연,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선택은 "문명세계 편에 설 것이냐, 아니면 탈레반과 알 카에다 편에 설 것이냐"였다고 설명했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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