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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군,이라크인 일가족 8명살해

등록 2006-09-28 18:53

4명은 임산부 등 여성…미군 “테러용의자 사살한 것”
이라크 주둔 미군이 27일 저항세력 소탕작전 중 민가를 공격해 일가족 8명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미군은 이날 새벽 바그다드에서 북동쪽으로 50여㎞ 떨어진 디얄라주 바쿠바의 한 집을 공격했다. 미군은 성명을 통해 “저항세력을 추격하다가 이 집에서 총격을 받고 교전 끝에 테러 용의자 2명을 사살했다”며 “그 뒤 공군에 공습을 요청해 집을 폭격했으며, 현장에서 주검 6구를 더 수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들은 “숨진 희생자들이 잠을 자고 있던 민간인들이고, 저항세력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며 미군의 공격에 분노했다.

숨진 집 주인 모하메드 자심의 딸인 아남은 <로이터 통신>에 “집안에서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폭음과 총성이 들려 밖으로 뛰쳐나갔다. 돌아와 보니 가족들이 살해된 것을 봤다. 아버지, 오빠, 임신한 올케언니까지 다 숨졌다. 미군들은 다친 가족 2명도 데려갔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아남의 가족 11명 중 8명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중 4명은 여성이며, 폭격으로 집도 무너졌다.

이웃집에 사는 친척 살레 알리는 “미국인들이 아무런 죄도 없는 내 친척들을 죽였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인 윌리엄 콜드웰 소장은 “숨진 이들과 그 집에서 총을 쏜 사람들이 어떤 관계인지는 확인중”이라며 “순찰대가 공격 전 집밖으로 나오라는 경고 방송을 했으며 민간인이 희생됐다면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의 대표적 수니파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학자연합은 미군의 이번 공격은 “테러리스트들의 학살”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미국 매릴랜드대학국제정책프로그램이 이라크인 1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7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라크인의 78%는 미군이 폭력사태를 막기보다 더많은 폭력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71%는 미군이 1년 이내에 철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군 주도 다국적군에 대한 저항공격을 지지하는 이라크인이 61%로, 1월의 47%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4명 중 3명은 미국이 이라크에 영구적으로 주둔하려 한다고 여기고 있다. 미 국무부가 별도로 바그다드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3분의 2가 미군과 외국군이 떠난다면 안전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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