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당국 단속 강화하자 불법이민자들 타 업종 몰려
캘리포니아주 피-아르 농장의 사과포장용 컨베이어 벨트 2대 가운데 1대는 작동을 멈춘 새 서있다. 노동력 부족 때문이다. 농장주 팻 리치우티(59)는 “지난 3주 동안 50%의 설비만 가동했다”며 “(노동력 부족 현상이) 2년 전부터 시작됐는데 최근 1년새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 지난 1년 동안 멕시코쪽 국경 통제가 강화되고 미 이민당국의 단속이 잦아지면서 미국 농장의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력 기근 현상으로 북캘리포니아에서 올해 수확할 배의 30%가 농장에서 썩은 채 버려졌다고 이 지역 농부들은 평가했다. 플로리다 발렌시아 오렌지의 3분의 1 이상을 제때 따지 못했고, 뉴욕주의 사과도 나무에서 썩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민당국의 단속 강화는 불법이민 농업 노동자들을 다른 업종 쪽으로 내몰고 있다. 단속 강화 이전에는 수확철에만 일한 뒤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건너갔으나,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아예 1년 내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이민법개혁 농업연합’의 공동대표인 크랙 레겔브뤼그는 “노동자를 농장에서 빼내는 건설업체들에 대한 불만을 자주 듣는다”고 신문에 밝혔다. 농장주들의 어려움은 불법 이민자들이 시민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친이민법 처리를 미루고 있는 공화당 지도부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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