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노숙자 천국’ 빗자루 앞의 낙엽 신세

등록 2006-10-24 18:50

LA ‘스키드로우’ 단속 나서
미국 최대 홈리스 지역인 로스앤젤레스 ‘스키드 로우’는 정화될 것인가.

‘인공낙원’인 이 도시의 경찰 당국이 이달 초부터 스키드로우 지역에서 벌이고 있은 대대적인 홈리스 단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청에서 3블록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만나게 되는 스키드로우는 지선도로와 골목 10여개가 교차하는 지역에 무려 1800여명의 홈리스들이 군집해있는 완벽한 치안의 사각지대다. 대낮에도 공공연하게 마약거래와 매춘이 횡횡하고 있지만, 그동안 경찰은 각종 범법 행위를 이곳 안에 가두는 데만 초점을 맞춰왔다. 심지어 인근 도시 경찰들은 정신지체 부랑아들이 발견되면 차에 태워 이곳에 내려놓고 줄행랑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다운타운 내의 ‘무법천지’는 도시를 뉴욕에 버금가는 활기찬 보행인의 공간으로 만들려는 시와 개발업자들에겐 큰 부담이었다.

경찰이 단속에 나선데는 지난달 홈리스 인권단체인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과 낮에 거리에서 잠자고 있는 홈리스들만 체포할 수 있다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즉 밤거리에서 자고 있는 노숙자는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지난 4월 연방항소법원은 부랑아를 위한 주거용 쉼터가 충분치 않은 여건에서 홈리스들을 체포하는 것은 헌법수정안 8조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에이피(AP)통신>은 23일 경찰 50명이 이달 스키드로우에 추가 배치된 가운데, 단속 첫 주에만 무려 600여명이 마약 판매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범죄와 무관한 체포자들을 정신병과 마약중독 치료시설로 이관시키는 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등 단속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단속의 성과를 단정하기는 아직 힘들다. 다수 홈리스들이 여전히 이 지역을 떠나길 거부하기 때문이다. 스키드로우에만 약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쉼터가 있으나, 마약중독자들은 여전히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이 지역에 머물고 싶어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부 홈리스들은 쉼터 공간이 그들의 세간을 부리기에 너무 좁다고 불평하고 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