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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팽’ 당한 부시

등록 2006-11-07 18:31

플로리다 유세 문전박대
선거 전날인 6일(현지시각)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자신의 동생이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쓴 맛을 봤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의 펜사콜라에서 공화당 주지사 후보인 찰리 크리스트(50)의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정작 크리스트 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크리스트 후보는 공화당 차기 대선 유력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지원하러온 잭슨빌 유세장에 나타났다. 백악관이 배포한 행사일정에는 크리스트 후보가 부시 대통령을 소개할 것이라고 돼 있었으나, 동생인 젭 부시 주지사가 형을 소개해야 했다.

플로리다의 현 주지사가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이고, 크리스트는 젭 부시의 후임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은 ‘힘빠진 부시’를 잘 보여준다. 매케인 쪽은 지난주에 백악관과 일정을 협의했고, 2시간 간격의 집회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백악관 정치고문인 칼 로브 비서실 부실장은 “부시 대통령과 공동 유세를 불과 하루 앞두고 그들이 갑자기 일정을 바꿨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크리스트 후보의 경쟁자인 민주당의 짐 데이비스 후보는 “대통령이 워낙 인기가 없으니까 찰리가 부시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선거운동을 하길 거부한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부시 대통령에겐 또 다른 ‘불운한 징조’가 더해졌다. 플로리다주 전 국무장관이었다가 젭의 권고를 무시하고 상원의원에 출마한 캐더린 해리스 하원의원이 또 한차례 심기를 거슬렀다. 펜사콜라 유세에 참석한 해리스는 부시 형제, 로라 부시와 단상에 함께 서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박대를 당한 부시 대통령은 이날 집회에서 “공화당원들이 투표장에 나와 대승리를 가져올 것”이라며 투표를 독려하고, 아칸소주와 텍사스 댈러스로 옮겨 지원 유세를 마쳤다. 펜사콜라에서 벌어진 일은 중간선거를 계기로 2008년 대선을 향한 선거운동은 이미 시작됐고,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도 그만큼 빨리 시작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 됐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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