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이 일제히 중간선거에 돌입한 가운데 조지 부시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견하는 것 처럼 보였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겉으로는 선거 결과를 전혀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왔으나 수일전 그와 사적으로 만났던 사람들은 그의 '보디 랭귀지'로 볼 때 자신에 대한 신임 투표로 간주되고 있는 이번 선거가 자신에게 큰 기쁨을 주는 날이 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 눈치였다는 것.
부시 대통령은 전날 선거 책략가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부터 "경합중인 하원 선거구 20여곳중 16곳은 공화당 우세로 돌아섰으며 3곳은 대등한 수준"이라는 보고를 받고는 기자들에게 "나는 결국 공화당이 막판에 잘할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여유를 부리기도 했으나, 전날 플로리다주에서 공화당 후보가 자신을 기피하는 상황을 겪고 화를 내는 등 인내심의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보이는데 대해 "만일 조사가 맞았다면 존 F 케리가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승리를 장담하지도 않고 있다.
백악관 보좌관들은 10~12개 하원 선거구에서 부패 스캔들로 공화당이 고전하고 있으며 민주당이 15석만 차지하면 다수당이 되기 때문에 엎치락뒤치락 하는 과정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백악관의 이러한 분석은 만일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그 원인이 부시 대통령이나 이라크전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 때문이 아니라 공화당 후보들의 부패 스캔들 탓으로 주장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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