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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힘빠진’ 체니 부통령

등록 2006-11-12 08:41

부시, 민주당 지도부와 회동시 체니 `홀대'
전문가들 "체니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대통령이라는 인형을 움직이는 조정자', `부시 행정부의 실세 중 실세' 등으로 묘사돼온 딕 체니 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 결과로 과거와 같은 권력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언론들이 11일 전망했다.

민주당의 압승, 공화당의 참패로 끝난 미국 중간선거 결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경질되는 등 부시 행정부내에서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나 매파들의 입지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 전쟁과 9.11 이후 테러용의자 영장없는 도청 프로그램을 밀어붙이는 등 지금까지 부시 행정부내 `네오콘의 대부'로 지칭돼 왔다.

이와 관련, 정치분석가들은 지난 9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차기 하원 의장이 확실시되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스테니 호이어 원내부대표 등의 백악관 기자회견 장면을 체니 부통령 몰락을 암시하는 `단면'으로 소개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펠로시 대표와 호이어 부대표를 가리키며 "우리들 셋 모두는 이런 일들을 해나가는데 있어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했다"고 회동 결과를 소개했다.

체니 부통령의 존재는 부시 대통령의 안중에는 없는 듯했다. 자리 배치도 부시 대통령과 펠로시 대표가 중간에 마주 나란히 앉고, 체니 부통령과 호이어 부대표는 각각 옆쪽 소파에 앉았다.


미 남부감리교대학의 캘빌 질슨 정치학 교수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체니 부통령은 1기 부시 행정부에선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그의 권력은 계속 축소돼 왔으며, 선거 이후 몰락의 궤도가 급속화됐고, 지금은 자유낙하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라크 정책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요구하며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경질한 것도 부시 대통령의 결정이었다며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힘의 균형추가 부시 대통령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체니 부통령과 럼즈펠드 장관은 지난 70년대 중반 제럴드 포드 대통령 때부터 `단짝'을 이뤄왔고, 밥 우드워드가 최근 출간한 `부인하는 국가'에 따르면 앤디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경질을 주장했을 때 이를 막아준 것도 체니 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조지타운 대학의 스티븐 웨인 교수는 부시와 가까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임명과 조슈아 볼튼 백악관 비서실장의 임명도 체니 부통령의 영향력에 맞서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체니 부통령 쇠락의 결정타는 이번 중간선거에서의 민주당 압승.

체니 부통령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기존 이라크 정책을 전속력으로 밀어붙일 것을 주장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국민들의 이라크 정책 불만이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초래했다고 인정하며 이라크 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과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 체니 부통령의 견해와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의 경질에 이어 체니 부통령도 물러날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가 압도적이다.

공화당 정치분석가인 스콧 리드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체니 부통령의 사퇴는 부시 행정부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결코 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약간의 가능성조차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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