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차기 의장,원내대표에 보수성향 의원 지지
12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이 하원 원내대표 경선을 놓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기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자신의 측근 존 머서(74·펜실베이니아)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게 발단이다. 이에 차기 원내대표 선출이 당연시됐던 스테니 호이어(67·메릴랜드) 원내부대표가 반발하고 나섰다.
16일 민주당 의원들의 비밀투표로 치러질 선거에서 호이어 의원이 선출될 경우, 펠로시 의원은 하원의장이 되기도 전에 스스로 자신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꼴이 될 수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스티브 헤스 연구원은 “펠로시가 첫 결정으로 험난한 길을 택했다”며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의원 경력 25년의 호이어는 4년 동안 원내부대표로서 펠로시 원내대표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의원 경력 32년의 머서 의원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이라크전 반대의 선봉에서 서면서 주목을 받았다.
진보적 성향의 펠로시 의원이 보수 성향의 머서 의원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2001년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정적 도움을 준 데 대한 ‘보은’의 성격이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머서 의원의 도덕성을 문제삼고 있다. 머서 의원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동생이 로비스트로 있는 회사에 두 건의 국방 관련 낙찰을 가능케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형사소추는 면했지만 25년 전 아랍계 사업가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서 뇌물을 받는 장면이 사진에 찍힌 경력이 있다. 때문에 ‘책임과 도덕을 지지하는 워싱턴 시민들’(CREW) 같은 민간감시단체들은 펠로시의 머서 지지를 강력하게 성토하고 있다.
한편, 상원의 민주당 의원들은 14일 현 원내대표 해리 리드 의원과 현 원내부대표인 리처드 더빈 의원을 만장일치로 재추대했다. 또 이번 선거에 공이 많은 찰스 슈머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여금 신설된 서열 3위의 전당대회 부의장을 겸하도록 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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