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경선 기선 잡겠다”
매케인·줄리아니 ‘잰걸음’
매케인·줄리아니 ‘잰걸음’
미국 공화당 안의 차기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민주당 주자들이 중간선거 승리 이후 비교적 차분하게 움직이는 반면, 공화당 주자들은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며 앞다퉈 종종 걸음을 하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 출마 붐=선두를 다투는 존 매케인(70) 상원의원과 루디 줄리아니(62) 전 뉴욕시장은 이미 대선준비위 구성을 마쳤다. 이들은 선거참모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원 군사위원장인 던컨 헌터 의원도 준비위를 구성했고, 다음달 중에는 미트 롬니(59) 메사추세츠 주지사가 준비위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쪽 인사들의 이런 움직임에는 1928년 이후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과 부통령이 출마하지 않는 대선에서 당내 경선의 기선을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미 연방선거법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면 출마예상자의 공식 출마선언 이전에도 전국을 돌며 지지 수준을 확인하고 법에 따라 모금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안에서는 톰 빌삭 아이오아 주지사만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매케인, 줄리아니, 롬니의 삼각구도?=여론조사에선 매케인 상원의원과 줄리아니 전 시장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선두를 다투고 있다. 그 뒤를 롬니 주지사가 바짝 뒤쫓고 있다.
베트남전 포로 출신인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 안의 현실주의파와 이상주의파 사이의 다리 노릇을 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올해 70살로 당선된다면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 된다.
9·11 수습 과정에서 능력을 입증해 ‘미국의 시장’으로 주목받은 줄리아니 전 시장은 낙태와 동성애, 환경문제 등 사회문제에 중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화당 안의 보수층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당선된다면 미국 역사상 첫 시장 출신 대통령이 된다.
부시 대통령의 절대적 지지자인 롬니 지사는 조지 알렌 상원의원이 중간선거에서 낙선해 대선 경쟁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보수주의 후보다. 공화당식 의료보험개혁을 메사추세츠주에서 실현해 행정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국제 경험이 부족하고 모르몬교 신자라는 게 약점이다.
공화당 대선전의 복병은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이다. 94년 공화당의 선거혁명을 실현시켰던 그는 당장은 의료보험 개혁에 주력한 뒤 내년 가을에나 대선출마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도 빌 프리스트(테네시) 상원 원내대표, 조지 파타키 뉴욕주 지사 등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으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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