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개의 경제지표 통한 예측 포르그램 가동
미국 통화정책이 ‘직감’의 시대에서 ‘컴퓨터’의 시대로 옮겨간다?
벤 버냉키 체제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경제관련 지표를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 처리하는 예측프로그램을 시험 가동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는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타이밍과 직감을 중시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시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주택판매에서 채광능력 등 150개의 지표를 통해 미래를 점치는 이 프로그램은 ‘요인(factor) 모델 프로그램’으로 불린다. 연준의 이런 움직임에는 평소 정책 실패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경제적 예측모델에 의존할 것을 주장해온 버냉키 의장의 뜻이 크게 작용했다.
2000년 프린스턴대 교수 시절 78개의 지표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직접 고안한 버냉키 의장은 그의 논문에서 “단기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점치는 데 예측 프로그램이 연준의 경제학자 200명이 내놓은 전망 수치와 거의 비슷했다”고 자랑했다.
연준 관리들은 이 프로그램이 국내총생산 등의 거시 지표 예측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연구국장 제프리 퍼러는 “항상 살아 움직이는 경제에 대해 좀 더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00년 이후 연준은 이자율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국내총생산 예측에서 평균 1% 정도 빗나갔다. 물가상승률 예상에선 민간기관보다 성적이 좋았으나 경제성장률은 그 반대였다. 연준은 거시 지표 전망에서 언제 이 프로그램을 직접 활용할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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