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상원의원
존슨 의원 뇌수술 받아
50 대 50 되면 지위 ‘위태’
50 대 50 되면 지위 ‘위태’
11·7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탈환했던 상원 다수당 지위가 다음달 초 의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자칫 무너질 위기를 맞고 있다.
13일 민주당 소속의 팀 존슨 상원의원(59·사우스다코타주)이 갑자기 뇌졸중 증세를 보여 뇌수술을 받았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존슨 의원이 회복하지 못하고 사임하거나 숨질 경우, 후임은 사우스다코타주의 공화당 소속 마이클 라운즈 주지사가 지명하게 돼있다. 라운즈 주지사가 공화당 인사를 후임으로 임명할 경우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잃게 된다.
이 경우 민주당 51석, 공화당 49석인 의석분포가 50 대 50으로 바뀌고, 양당이 동수를 이룰 경우 상원의장인 공화당의 딕 체니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돼 실질적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된다. 민주당은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 등 지도부가 존슨 의원의 병세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등 비상이 걸렸다.
존슨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께 상원 녹음실에서 전화회견을 하던 도중 갑자기 말을 더듬으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이상증세를 보였다. 그는 회견을 겨우 마친 뒤 오른팔 마비증세를 보여 존스홉킨스대학 병원으로 옮겨졌다.
논란은 주지사가 후임을 임명할 경우 당적 문제에 제한이 있을수 있는지로 모아진다. 사우스다코타주의 크리스 넬슨 주국무장관은 이날 “후임자 임명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면서 “대체되는 상원의원이 전임자와 같은 당 출신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만일 두 당이 50 대 50의 동수가 될 경우 다수당이 독식하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문제다. 상원 역사학자 도널드 리치는 이에 대해 “개원 당시의 의석 분포가 중요하다”며 “개원 이후에 의석 변동이 생기더라도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게 상원의 규칙과 전례”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의회 전문 사이트 씨큐닷컴에 따르면, 1942년 이후 적어도 9명의 상원의원이 와병으로 인해 장기 부재한 경우는 있었지만, 후임이 지명된 적은 없었다. 전례없는 상황인 셈이다.
선거가 아닌 상황으로 상원의 주도권이 교체된 적은 미 의회 역사상 단 한차례 있었다. 2000년 총선에서 공화·민주당이 50 대 50의 동수를 기록했으나 2001년 개원과 함께 공화당 내 중도파로 ‘왕따’를 당했던 버몬트주의 짐 제포트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민주당과 정책공조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으로 상원 주도권이 넘어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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