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미 국방장관 취임
한반도 문제 등 난제 첩첩
한반도 문제 등 난제 첩첩
로버트 게이츠(63) 미국 국방부 장관이 18일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펜타곤이 6년 간의 도널드 럼스펠드 시대를 마감하고 ‘게이츠 시대’를 맞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이츠 장관의 첫 과제는 이라크전 해법 마련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정책의 재검토 결과 발표를 내년 초로 연기한 상황이다. 케이츠 장관의 ‘신선한 시각’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취임 선서를 마친 뒤 ‘솔직함’과 ‘정직한 건의’를 다짐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이라크에서의 실패는 앞으로 수십년간 미국을 괴롭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이라크 문제가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했다. 또 “이른 시일 안에 이라크 현지를 방문해 야전 지휘관들과 이라크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지휘관의 건의를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전임 럼스펠드와는 다른 행보다.
그러나 게이츠 장관이 지난달 상원 인준청문회 당시 초당적 지지를 보냈던 의회의 기대를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악관은 이라크연구그룹이 제안한 △단계적 미군 철수 △이란·이라크와의 직접대화 등의 권고를 거부하고, 단기적으로 2만~3만명의 병력을 증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 쪽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라크연구그룹의 일원이었던 게이츠 장관은 이라크 철군 주장에 이해를 표하면서도 무조건 철군 주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전쟁 피로에 빠져 있는 미군 전력을 극대화하는 것도 또다른 과제다. 럼스펠드 전임 장관은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과 해병대의 증원 요구에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혔지만, 게이츠 장관의 뜻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6년간 럼스펠드 색깔이 강하게 덧씌여진 국방부와 미군 지휘부를 새롭게 일신하는 것도 과제다.
한반도 문제도 게이츠 장관이 무시할 수 없는 과제다. 게이츠 장관은 인준 청문회에서 일단 대북 선제공격론을 배제하고 군사적 억지력과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감축과 재배치, 전시작전권 이양 등 한-미 현안에 대해선 전임자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독불장군식으로 밀어붙이던 럼스펠드와는 달리 열린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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