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용으로…구닥닥리 상황실도 새 단장
일반인의 상상과는 달리 첨단통신기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미 백악관의 상황실이 디지털시대에 걸맞게 변신하면서 화상회의용으로 LG가 만든 LCD TV 등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백악관 상황실은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웨스트윙 지하실에 주요결정을 내리는 회의실을 만든 이래 4개월반 동안 최대의 개보수 작업을 벌였다. 27일 공식개관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 등 2명은 18일 백악관 쪽의 안내로 외부인의 출입이 봉쇄되기 전 마무리 단장이 한창인 새 상황실을 둘러보고 “인기드라마 <24>에 볼 수 있던 최첨단의 백악관 상황실은 아니지만 비슷하게는 됐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할 주 회의실의 사방 벽쪽에 설치된 대형 평면텔레비전 6개. NEC의 플라즈마티브이와 LG가 제작한 LCD TV들이다. 이들은 전세계 주둔 미군사령관과 각국 정상들과 비화 화상회의를 할 수 있고 대통령 전용기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시설이다. <뉴욕타임스>는 이제 바그다드의 미군지휘관들과 화상회의 중 부시 대통령을 화나게 했던 통신 두절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공사직전까지 상황실은 브라운관 TV와 팩스를 일상적으로 사용했고, 구식 컴퓨터와 전화기가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였다. 조 해긴 백악관 비서실 차장은 9·11 동시테러와 카트리나 재난을 겪으면서 냉전시절 만들어진 상황실이 국내외 정보를 종합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것을 절감하면서 몇년 동안 계획끝에 이번 공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마호가니로 치장돼 소음이 많았던 벽은 방음벽으로 바뀌었고, 회의 탁자에는 노트북을 쓸 수 있도록 전기단자와 네트워크 접속단자가 설치됐다. 핸드폰 같은 금지장비 반입을 탐지하는 장치와 회의 녹화와 자료 방송이 가능한 카메라가 설치됐고, 비밀정보와 일반정보를 구분하는 컴퓨터터미널을 갖춘 정보센터 등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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