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테러전과 중국 견제 위해
미국의 세계 군사전략지도에서 아프리카대륙이 처음으로 독립적 고려 대상으로 떠올랐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아프리카대륙을 관할할 새로운 통합전투지역사령부로 ‘아프리카사령부’(AFRICOM)의 신설 계획을 승인했다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6일 상원 군사위의 국방예산 관련 청문회에서 밝혔다. 군 관계자들은 준비팀이 곧 유럽사령부가 위치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꾸려질 것이며, 2008년 9월까지 아프리카사령부의 창설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6번째 지역사령부가 될 아프리카사령부는 이집트를 뺀 아프리카 전역을 작전권으로 하게 된다. 그동안은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CENTCOM)가 이집트와 ‘아프리카의 뿔’지역인 동부 아프리카, 태평양사령부(PACOM)가 인도양의 마다가스카르를 포함한 아프리카의 인도양 섬지역, 그리고 유럽사령부(EUCOM)가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을 관할했다.
아프리카사령부 설치는 군 개편을 추진해온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이 퇴임 직전 부시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사항이다. 아프리카에서 △9·11 이후 동부 아프리카에서 증대되는 알카에다의 위협에 대응한 대테러전과 △서부 아프리카의 석유와 가스 등 지하자원(미국내 소비의 20%)이 미국의 전략적 관심사항이다. 특히 이들 자원을 노린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새 사령부 창설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993년 ‘블랙호크다운’ 이후 아프리카에 대한 개입을 기피했던 미국은 9·11 이후 프랑스령 지부티에 동아프리카를 겨냥한 1500~1900명 규모의 신속기동팀을 유지해오고 있다. 에티오피아, 알제리, 차드 등에도 군사원조를 늘리는 등 군사적 활동을 강화해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