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의원
미 하원에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제출한 혼다 의원
“`사과와 화해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화해를 구하는 데는 시한이 없다.”
일본군 강제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정부를 대표한 총리의 공식사과를 요구한 결의안을 미 하원에 제출한 마이크 혼다(64·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8일 한국·일본·미국 언론 등이 참여한 공동전화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진주만공격 직후 일본계 미국인 강제수용 대상이었던 그는 “1988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42년 일본인 강제수용에 대해 사과한 것처럼 공식사과해야 한다”며 “흉터 조직이 주변 다른 조직보다 더 강한 것처럼, 일본의 사과를 통한 화해가 미·일간은 물론 동북아 3국간 양자, 3자관계에 훨씬 강한 유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주의원 시절을 포함해 종군위안부 관련 결의안을 세번째 발의한 그는 “3월까지 본회의 통과를 희망한다”면서 “결의안이 통과된 뒤에 일본 정부가 사과하지 않을 경우 일본에 가서 의원들과 이 문제를 놓고 토론할 기회를 갖는 등 일본쪽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자신이 전쟁 피해자
“분명하고 깨끗한 사과만이 미래지향”
한국·네덜란드 위안부 초청 청문회 계획 - 결의안을 제출의 동기는? = 결의안이 시급한 까닭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노령 때문이다. 그들 중 이미 많은 수가 세상을 떠났고 살아있는 피해자들도 노쇠해지고 있다. 나는 10여년 전 군대위안부 범죄를 처음 알게 된 뒤부터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결의안을 포함) 세번째 이같은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 결의안을 통해 피해자들이 바라는 정의로운 조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레인 애번스 의원과 하원 국제관계위(현재는 외교위)의 헨리 하이드 위원장의 주도로 결의안이 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았다. 15일 의회 청문회를 거쳐 위안부 범죄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 - 결의안이 하원 본회의 통과 가능성은? 동료의원들의 반응은?
= 이 결의안은 하원 외교위원회의 아시아태평양 소위를 거쳐 외교위원회 그리고 하원 본회의를 거치게 될 것이다. 일부 안건들은 위원회를 통과해도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기도 한다. 내가 결의안을 일찍 제출한 이유도 본회의에서 논의되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동료의원들은 긍정적이다. 물론 반대하는 로비의 영향을 받아 결의안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공화·민주 양당의원들로부터 초당파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 일본 정부는 이미 사과를 했고 피해자들에 대한 물질적 보상도 했다고 주장한다. = 왜 지금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사과와 화해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고 대답하고 싶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화해를 구하는 데는 시한이 없다. 물론 일본정부는 총리나 총리 대변인을 통해 이미 사과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 정부가 충분하고도 명백하게 사과하는 진정한 노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나는 1988년 미 의회와 미국 대통령이 했던 일을 상기시키고 싶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44년전인 1942년 2차대전 당시 미국 정부가 미국내 일본인을 수용소에 격리시켰던 일을 미 합중국을 대신해 공식사과했다. 이는 1988년 당시 미 의회의 결의안에 따라 이뤄진 일이기도 했다. 이 결의안을 위해 여러 일본계 미국의원들이 노력을 했다. 레이건 대통령이 명백한 사과를 함으로써 미 정부는 과거 (일본계 미국인인) 국민들에 취했던 행동의 과오를 역사의 한 장으로써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일본계 미국인, 나아가 미국인 전체는 분명한 교훈을 배울 수 있었고, 늦었지만 역사교과서에도 이 일이 기록됐다. 미 정부가 미국 헌법에 어긋난 (비인도적) 일에 대해 분명히 사죄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결의안이 미일관계, 동맹·무역관계를 해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이 과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이미 성숙한 민주사회인 일본을 더욱 성숙시켜 줄 것이다. - 일본 쪽의 반대로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만약 일본정부가 결의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총리의 공식사과 같은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면? = 일본쪽의 저지로비는 매우 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들은 정중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다른 의원들에게도 로비를 하고 있고 내 조좌관들도 만나고 있다. 하원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뒤에 일본 정부정부가 결의안의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우리는 `할수 있는 일을 다했다'고 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일본쪽과 대화를 나눌 것이고 나 자신도 일본쪽과 직접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 계속 대화를 나눌 것이다. 내 자신이 기꺼이 일본에 가서 의원들과 이 문제를 놓고 토론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 이 문제는 한국·중국 등과 일본 간의 문제인데, 왜 제3자인 미국이 개입해야 하나? = 우리 미국은 이미 많은 국제 문제에 대해서 해결을 촉구해오지 않았는가? 조지 부시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에 대해 참지 못하고 북한내 상황 개선을 촉구하지 않았나. 미국 모든 시민들도 국제문제에는 대해서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는 세계적 인권문제일 뿐 아니라, 이미 미국에 건너온 사람(이민자)들이 우리 역사의 일부로 가져온 사안이다. 더욱이 냉전이 끝난 21세기는 화해의 시대다. 우리는 국내이건 외국이건 과거의 실책으로부터 교훈을 얻는다. 세계는 이미 글로벌 사회, 글로벌 공동체가 됐으며 우리는 세계적 공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다. " - 결의안에 대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반응은? = 펠로시 의장은 개인적으로 이 결의안의 지지자일 뿐 아니라 지지안 내용을 잘 알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제 의장이기 때문에 표결권이 없고 공개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힐 처지도 아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이미 지난해 레인 에반스 의원이 주도한 결의안의 공동발의자였다. - 미국내 일본 교민들의 반응은? = 미국내 일본교민 사회의 반응은 여러 가지로 엇갈린다. 결의안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이해는 하지만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일본정부가 사과하고 화해를 구하게 된다고 해서 일본인들이 초라해지는 것은 아니다. 만일 내가 틀렸고 당신이 옳다면, 내가 사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인 미국헌법의 기초일 뿐 아니라 세계 공동체의 기본정신이다. 전세계가 에이즈나 빈곤퇴치, 자연재해에 맞서는 것도 바로 `인간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 지난해 결의안과 달라진 점이 있는데. = 이번 결의안도 여전히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은 일본 총리가 명백하고 분명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내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분명하고도 깨끗하게' 사과하라는 대목이다. - 그리고 언제쯤 하원 결의안으로 채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 결의안의 향후 일정은 하원 외교위원회의 일정 등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 이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3월말까지는 본회의에서 채택되기를 희망한다. - 결의안으로 미일 양자관계, 그리고 나아가 한미, 미중 관계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나? = 정의가 없는 국제관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나. 인간 관계가 상호존중과 이해에 의해 가능하다면, 국가간의 관계에서는 정의가 역동적 힘을 제공할 것이다. 나는 결의안이 미일 양자관계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특히 그동안 이 문제를 제기해온 한국과 중국이 일본의 사죄로 만족한다면, 한일 중일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손을 칼에 베었을 때 보면 흉터 조직이 주변 다른 조직보다 더 강해진다. 일본의 사과를 통한 화해가 미·일간은 물론 동북아 3국간 양자, 3자관계에 훨씬 강한 유대를 만들어낼 것이다. - 어린 시절에 미국내 일본인 수용소에서 생활한 아픈 기억이 있을텐데. = 사실 그 때는 나는 아기여서 고통은 잘 모른다. 아마도 있었다면 기저귀 발진 정도였을 것이다.(웃음). 하지만 42년 미국의 재미 일본인 격리조처로 인한 고통은 부모나 어른들로부터 들었다. 갑자기 미군들에 의해 정든 집과 재산을 버리고 이웃친구들로부터 격리돼 열차를 타야 했다. 어디로 가는지, 언제쯤 돌아올지, 살아서 돌아올지 전혀 알 수 없는 악몽같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내가 성장해 교사가 됐을 때, 나는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과거의 잘못된 일이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 일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를 후세들에게 가르치려면 과거에 일어난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일어난 사실 모두를 가르쳐야 한다. 이는 미국의 헌법의 원칙이며 국제적으로는 인권협약의 기초이기도 하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분명하고 깨끗한 사과만이 미래지향”
한국·네덜란드 위안부 초청 청문회 계획 - 결의안을 제출의 동기는? = 결의안이 시급한 까닭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노령 때문이다. 그들 중 이미 많은 수가 세상을 떠났고 살아있는 피해자들도 노쇠해지고 있다. 나는 10여년 전 군대위안부 범죄를 처음 알게 된 뒤부터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결의안을 포함) 세번째 이같은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 결의안을 통해 피해자들이 바라는 정의로운 조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레인 애번스 의원과 하원 국제관계위(현재는 외교위)의 헨리 하이드 위원장의 주도로 결의안이 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았다. 15일 의회 청문회를 거쳐 위안부 범죄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 - 결의안이 하원 본회의 통과 가능성은? 동료의원들의 반응은?
= 이 결의안은 하원 외교위원회의 아시아태평양 소위를 거쳐 외교위원회 그리고 하원 본회의를 거치게 될 것이다. 일부 안건들은 위원회를 통과해도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기도 한다. 내가 결의안을 일찍 제출한 이유도 본회의에서 논의되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동료의원들은 긍정적이다. 물론 반대하는 로비의 영향을 받아 결의안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공화·민주 양당의원들로부터 초당파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 일본 정부는 이미 사과를 했고 피해자들에 대한 물질적 보상도 했다고 주장한다. = 왜 지금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사과와 화해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고 대답하고 싶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화해를 구하는 데는 시한이 없다. 물론 일본정부는 총리나 총리 대변인을 통해 이미 사과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 정부가 충분하고도 명백하게 사과하는 진정한 노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나는 1988년 미 의회와 미국 대통령이 했던 일을 상기시키고 싶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44년전인 1942년 2차대전 당시 미국 정부가 미국내 일본인을 수용소에 격리시켰던 일을 미 합중국을 대신해 공식사과했다. 이는 1988년 당시 미 의회의 결의안에 따라 이뤄진 일이기도 했다. 이 결의안을 위해 여러 일본계 미국의원들이 노력을 했다. 레이건 대통령이 명백한 사과를 함으로써 미 정부는 과거 (일본계 미국인인) 국민들에 취했던 행동의 과오를 역사의 한 장으로써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일본계 미국인, 나아가 미국인 전체는 분명한 교훈을 배울 수 있었고, 늦었지만 역사교과서에도 이 일이 기록됐다. 미 정부가 미국 헌법에 어긋난 (비인도적) 일에 대해 분명히 사죄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결의안이 미일관계, 동맹·무역관계를 해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이 과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이미 성숙한 민주사회인 일본을 더욱 성숙시켜 줄 것이다. - 일본 쪽의 반대로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만약 일본정부가 결의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총리의 공식사과 같은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면? = 일본쪽의 저지로비는 매우 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들은 정중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다른 의원들에게도 로비를 하고 있고 내 조좌관들도 만나고 있다. 하원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뒤에 일본 정부정부가 결의안의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우리는 `할수 있는 일을 다했다'고 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일본쪽과 대화를 나눌 것이고 나 자신도 일본쪽과 직접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 계속 대화를 나눌 것이다. 내 자신이 기꺼이 일본에 가서 의원들과 이 문제를 놓고 토론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 이 문제는 한국·중국 등과 일본 간의 문제인데, 왜 제3자인 미국이 개입해야 하나? = 우리 미국은 이미 많은 국제 문제에 대해서 해결을 촉구해오지 않았는가? 조지 부시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에 대해 참지 못하고 북한내 상황 개선을 촉구하지 않았나. 미국 모든 시민들도 국제문제에는 대해서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는 세계적 인권문제일 뿐 아니라, 이미 미국에 건너온 사람(이민자)들이 우리 역사의 일부로 가져온 사안이다. 더욱이 냉전이 끝난 21세기는 화해의 시대다. 우리는 국내이건 외국이건 과거의 실책으로부터 교훈을 얻는다. 세계는 이미 글로벌 사회, 글로벌 공동체가 됐으며 우리는 세계적 공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다. " - 결의안에 대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반응은? = 펠로시 의장은 개인적으로 이 결의안의 지지자일 뿐 아니라 지지안 내용을 잘 알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제 의장이기 때문에 표결권이 없고 공개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힐 처지도 아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이미 지난해 레인 에반스 의원이 주도한 결의안의 공동발의자였다. - 미국내 일본 교민들의 반응은? = 미국내 일본교민 사회의 반응은 여러 가지로 엇갈린다. 결의안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이해는 하지만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일본정부가 사과하고 화해를 구하게 된다고 해서 일본인들이 초라해지는 것은 아니다. 만일 내가 틀렸고 당신이 옳다면, 내가 사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인 미국헌법의 기초일 뿐 아니라 세계 공동체의 기본정신이다. 전세계가 에이즈나 빈곤퇴치, 자연재해에 맞서는 것도 바로 `인간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 지난해 결의안과 달라진 점이 있는데. = 이번 결의안도 여전히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은 일본 총리가 명백하고 분명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내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분명하고도 깨끗하게' 사과하라는 대목이다. - 그리고 언제쯤 하원 결의안으로 채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 결의안의 향후 일정은 하원 외교위원회의 일정 등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 이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3월말까지는 본회의에서 채택되기를 희망한다. - 결의안으로 미일 양자관계, 그리고 나아가 한미, 미중 관계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나? = 정의가 없는 국제관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나. 인간 관계가 상호존중과 이해에 의해 가능하다면, 국가간의 관계에서는 정의가 역동적 힘을 제공할 것이다. 나는 결의안이 미일 양자관계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특히 그동안 이 문제를 제기해온 한국과 중국이 일본의 사죄로 만족한다면, 한일 중일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손을 칼에 베었을 때 보면 흉터 조직이 주변 다른 조직보다 더 강해진다. 일본의 사과를 통한 화해가 미·일간은 물론 동북아 3국간 양자, 3자관계에 훨씬 강한 유대를 만들어낼 것이다. - 어린 시절에 미국내 일본인 수용소에서 생활한 아픈 기억이 있을텐데. = 사실 그 때는 나는 아기여서 고통은 잘 모른다. 아마도 있었다면 기저귀 발진 정도였을 것이다.(웃음). 하지만 42년 미국의 재미 일본인 격리조처로 인한 고통은 부모나 어른들로부터 들었다. 갑자기 미군들에 의해 정든 집과 재산을 버리고 이웃친구들로부터 격리돼 열차를 타야 했다. 어디로 가는지, 언제쯤 돌아올지, 살아서 돌아올지 전혀 알 수 없는 악몽같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내가 성장해 교사가 됐을 때, 나는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과거의 잘못된 일이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 일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를 후세들에게 가르치려면 과거에 일어난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일어난 사실 모두를 가르쳐야 한다. 이는 미국의 헌법의 원칙이며 국제적으로는 인권협약의 기초이기도 하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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