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371년만에 첫 여성총장 파우스트 임명
아이비리그 절반 ‘여성총장’
학생때 민권운동·반전시위 미국 명문 하버드대 371년 역사에서 최초로 여성 총장이 나왔다. 하버드대는 11일(현지시각) 역사학자이자 래드클리프 고등학문연구원 학장인 드루 길핀 파우스트(60)를 제28대 총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하버드의 이런 선택은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에서 성평등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평가했다. 7월 파우스트의 총장 임기가 시작되면,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 8곳 중 하버드·프린스턴·브라운·펜실베이니아 등 네 대학 총장이 여성이 된다. 또 파우스트는 1672년 숨진 찰스 촌시 이후 하버드에서 학위를 받지 않은 첫 총장이기도 하다. 버지니아대 고등교육학 교수인 마거릿 밀러는 이 〈크리스천 …〉과 벌인 인터뷰에서 “이번 임명은 ‘유리천장’에 틈을 만든 것”이라며 “하버드처럼 명성 있는 기관의 변화는 나머지 대학들이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스트는 이날 성명을 내어 “내가 (총장에) 임명된 것이 10년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기회를 열어놓는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947년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외곽의 부유한 집안에서 4남매 중 유일한 딸로 태어난 파우스트는 어린시절 ‘여자다움’을 요구하는 그의 어머니와 ‘끊임없이 대결’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파우스트는 매사추세츠에 있는 여자 사립고에 진학했으며, 68년 명문여대인 펜실베이니아주 브린모어 칼리지를 졸업했다. 그는 75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미국 문명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5년 동안 이 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파우스트는 60년대 학창 시절 민권운동과 베트남 반전 시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쳤다. 또 역사가로서 남북전쟁에 정통하며, 97년 〈발명의 어머니들 :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허용한 남부의 여성들〉이라는 저서로 미국 역사가협회에서 주는 프랜시스 파크맨상을 받기도 했다. 파우스트가 하버드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부터다. 하버드가 99년 여자대학 래드클리프 칼리지를 흡수한 뒤 2001년 래드클리프 고등학문연구원을 출범시키면서 그를 초대 학장으로 초빙했다. 그는 2002년(회계연도 기준) 4930만달러였던 고등학문연구원 기부금을 현재 4억7300만달러까지 늘리는 등 기금조성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학생때 민권운동·반전시위 미국 명문 하버드대 371년 역사에서 최초로 여성 총장이 나왔다. 하버드대는 11일(현지시각) 역사학자이자 래드클리프 고등학문연구원 학장인 드루 길핀 파우스트(60)를 제28대 총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하버드의 이런 선택은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에서 성평등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평가했다. 7월 파우스트의 총장 임기가 시작되면,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 8곳 중 하버드·프린스턴·브라운·펜실베이니아 등 네 대학 총장이 여성이 된다. 또 파우스트는 1672년 숨진 찰스 촌시 이후 하버드에서 학위를 받지 않은 첫 총장이기도 하다. 버지니아대 고등교육학 교수인 마거릿 밀러는 이 〈크리스천 …〉과 벌인 인터뷰에서 “이번 임명은 ‘유리천장’에 틈을 만든 것”이라며 “하버드처럼 명성 있는 기관의 변화는 나머지 대학들이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스트는 이날 성명을 내어 “내가 (총장에) 임명된 것이 10년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기회를 열어놓는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947년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외곽의 부유한 집안에서 4남매 중 유일한 딸로 태어난 파우스트는 어린시절 ‘여자다움’을 요구하는 그의 어머니와 ‘끊임없이 대결’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파우스트는 매사추세츠에 있는 여자 사립고에 진학했으며, 68년 명문여대인 펜실베이니아주 브린모어 칼리지를 졸업했다. 그는 75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미국 문명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5년 동안 이 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파우스트는 60년대 학창 시절 민권운동과 베트남 반전 시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쳤다. 또 역사가로서 남북전쟁에 정통하며, 97년 〈발명의 어머니들 :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허용한 남부의 여성들〉이라는 저서로 미국 역사가협회에서 주는 프랜시스 파크맨상을 받기도 했다. 파우스트가 하버드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부터다. 하버드가 99년 여자대학 래드클리프 칼리지를 흡수한 뒤 2001년 래드클리프 고등학문연구원을 출범시키면서 그를 초대 학장으로 초빙했다. 그는 2002년(회계연도 기준) 4930만달러였던 고등학문연구원 기부금을 현재 4억7300만달러까지 늘리는 등 기금조성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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