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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부시 행정부-언론인 홍보 뒷돈 논란

등록 2005-01-09 19:14

‘낙제학생방지법’ 방송 조건
진행자에 24만달러 건네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핵심 교육정책인 ‘낙제학생방지법’(NCLB)에 대한 흑인들의 지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저명한 보수 흑인 방송인에게 거액을 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7일 미 교육부는 전국 신디케이트 방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암스트롱 윌리엄스(사진)에게 24만달러(2억5천만원)를 주고 “방송에서 낙제학생방지법에 대해 정기적으로 언급할 것”과 로드 페이지 교육장관을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인터뷰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교육부가 홍보회사인 케첨을 통해 한 이 계약에는 윌리엄스가 흑인방송언론인 단체인 ‘미국 흑인 포럼’(ABF)을 이용해 방송 프로듀서들이 이 법에 대해 정기적으로 다루도록 부추기게 하는 내용이 들어있으며, 윌리엄스는 방송인 스티브 하비를 설득해 페이지 장관을 방송에 두 번 출연시켰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8일 사설을 통해 “조지 부시 행정부가 은밀히 여론을 조작하는 것과 정부 정책을 정상적으로 홍보하는 것 사이의 미묘한 선을 걷다 적발된 것이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니다”며 “국민의 세금을 여론 조작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수준을 넘어 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의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선거전 보건부의 의료개혁 홍보 광고와 최근 백악관의 약물오남용 방지 캠페인 광고를 예로 들면서 “문제의 광고들은 언뜻 보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언론으로 위장한 채 돈이 들어간 발표”라고 비난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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