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남성주부 10년새 3배
미 남성주부 10년새 3배
미국에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남성 주부 ‘미스터 맘마’가 크게 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9일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를 인용해 남성 주부의 수가 현재 15만9천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10년 전인 1996년(4만9천명)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통계에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집에서 일하는 남성들이 빠져 있는 점을 들어, 남성 주부가 실제로는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주부가 되기로 마음먹은 남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는 그룹이나 취미 그룹, 블로그들도 많이 늘어났다. 기저귀를 넣을 수 있는 크기의 호주머니가 안쪽에 달린 점퍼와 같이 남성 주부의 수요에 맞춘 상품들도 나온다. 심지어 남성 주부들이 조리·육아 등 살림살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주부로서의 고독과 소외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연례 행사도 열린다.
남성 주부의 급증에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 부인이 돈을 더 많이 벌기 때문에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는 게 훨씬 낫다는 실리적 판단을 하는 맞벌이 부부가 많다는 얘기다. 남성이 집안일을 하고 애 키우는 것을 덜 수치스럽게 여기는 사회 문화의 변화도 한몫했다.
전업 주부가 된 뒤 적응이 어려운 남성들도 있다. 하지만 애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만족감과 함께 여성에 대한 존경심을 새로 갖게 됐다는 남성 주부들이 적지 않다고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 근교에 사는 하워드 유스(41)는 “나를 길러준 부모님과 여성들이 하는 일에 대해 참으로 감사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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