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대학평가에 ‘서열화 조장’ 집단반발
미국의 10개 이상 대학 총장들과 교육운동 활동가들이 최근 연판장을 만들어 전체 대학에 돌리고 있다. 그 내용은 주간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대학 평가 설문조사에 응하지도 말고 평가 결과를 대학 홍보에 활용하지도 말자는 것이다. 이미 수십개 대학이 최근 대학 서열을 매기는 이 잡지 설문조사를 거부했다.
학교 선택의 중요한 잣대 구실을 하는 등 영향력이 커져온 이 잡지의 대학 평가에 대해 과거에도 불만이 제기된 적은 있으나 올해는 집단적 보이콧의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고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12일 보도했다.
올들어 대학들의 분노가 커진 데는 몇가지 계기가 있었다. 애리조나주립대가 총장 보수를 이 주간지의 대학평가 결과와 연계시키기로 한 것도 한가지 예다. 미국판 대학수학능력평가인 에스에이티(SAT)를 입학사정에 활용하지 않기로 한 새러로렌스칼리지에 대해 잡지 쪽이 자의적으로 다른 대학의 평균 에스에이티 점수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화를 돋우었다. 반기를 든 대학들은 평가 비중의 25%를 차지하는 이른바 평판도 평가의 신뢰도에 주로 의문을 제기했다. 로버트 와이스벅 드루대학 총장은 “우리는 평판을 통해 서로를 아는데, 이는 순위를 매길 때 필요한 깊은 지식과는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이번 반발의 배경에는 대학 학비가 크게 오르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 선택에서 객관적인 외부 평가에 갈수록 의존하고 있는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대학 종사자들은, 서열은 대학을 상품화하면서 쉽게 비교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유포시키는 것은 물론 오직 ‘최고 대학’만을 가려는 학생들의 수를 늘리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이 주간지 브라이언 켈리 편집장은 “순위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소비자들이 활용 가능한 가시적인 데이터를 절실히 원하기 때문”이라면서 “일년에 학비 5만달러를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은) 계량화할 수 없고 미묘한 세계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반박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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