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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교포 학생들 언어ㆍ문화 차이 등 ‘스트레스’

등록 2007-04-18 00:58

"범행 배경 `조기 이민ㆍ유학'과 연결은 무리" 지적도
미국 버지니아텍(Virginia Tech)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은 초등학교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교포 학생 조승희(23)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까지 조씨의 범행 동기나 배경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그가 대학에서 `외톨이(loner)'로 지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포 학생들과 조기 해외유학생들의 생활상과 어려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아가 확고히 형성되기 전인 유년기나 청소년기에 해외로 이민이나 유학을 갔을 때 가장 큰 고충은 언어ㆍ문화 차이와 이에 따른 사회적 부적응이라는 것이 경험자들의 말이다.

조씨 역시 대학에서 친한 친구가 거의 없어 대학 당국이 그에 대한 정보를 조사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5년간 해외에서 생활했던 직장인 박모(26)씨는 "언어 장벽으로 외로움을 많이 겪고 공부를 따라가기도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현지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다 보니 동료 학생들보다 현격히 뒤처질 수밖에 없었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것이다.

박씨는 "내 경우에는 가족과 함께 갔지만 혼자서 오거나 어머니만 따라오는 조기유학의 경우에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라며 "나쁜 길로 빠져 싸움을 벌이고 대마초, 환각제, 엑스터시 등을 사용하는 친구들도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경찰에 적발되는 마약 밀반입ㆍ사용 피의자 중 조기 유학을 통해 미국 대학에 입학한 한국인 유학생이나 교포 대학생의 비율은 한국 대학생의 비율과 비교해 유난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일부의 탈선 사례를 교포학생이나 유학생들의 전반적인 문제인 것처럼 부풀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 학장은 "조승희씨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도미했다면 미국에서 자아 형성과 사회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봐야 한다. 가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해 규범과 행동 사이의 괴리를 낳았을 수도 있다"고 진단하며 조씨의 범행 배경을 조기 이민이나 유학 문제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다만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지만 여전히 백인 위주인 미국 사회에서 조승희씨가 열등감을 느꼈을 수도 있고, 그것이 백인에 대한 증오로 연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도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에서도 다문화 사회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규 임은진 기자 zhe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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