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누리꾼 반응은
미국 최악의 총기사고 용의자가 한국 국적을 가진 조승희씨로 밝혀지자 누리세상도 뜨거워졌다.
17일 밤 늦게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상당수 누리꾼들은 잠을 잊고 인터넷으로 시시각각 쏟아지는 뉴스들을 지켜보며 댓글로 참여했다. 인터넷한겨레의 경우 이용자가 크게 줄어드는 시간대인 18일 새벽 2~5시에도 평소 이용자의 2~3배가 몰렸다. 포털의 관련기사들엔 수천개에서 수백개에 이르는 댓글이 달리며 열띤 의견 교환이 벌어졌다. 다수는 “충격적이다”, “한국인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토론 사이트인 다음 아고라에는 1만명을 목표로 한 ‘애도서명’이 18일 오후 8천건을 넘어섰다. ‘올블로그’와 같은 메타블로그들에도 사건 관련 단어들이 인기 꼬릿말(태그)로 만들어져 관련 글이 묶이고 있다. 사건 현장의 버지니아공대 유학생들이 직접 올린 생생한 글과 사진이 올블로그, 다음 세계엔과 인터넷한겨레에 여러 건 올라온 데 이어 곳곳에 퍼날라졌다.
한편 ‘범인이 재미동포’라는 사실과 사과 여부를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 토론이 벌어졌다. 아고라에 ‘버지니아 공대 사건: 천박한 민족주의’란 글을 올린 김석현씨는 “버지니아공대 사건은 한국인 조승희의 살인사건이 아닌, 미국 총기문화와 폭력성으로 봐야 문제의 핵심을 바로 볼 수 있다”며 “일부 시각에서 천박한 순혈주의식 민족주의의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에서 아이디 0708pado는 “범인이 백인이었으면 영국계 독일계란 표현을 했을까”라며 “조승희는 미국인이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아이디 bsno1는 “위성미와 하인즈 워드는 미국인인데 한국계라고 좋아하면서 조승희는 한국인 아니라고 주장하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정부 차원의 사과에 대해 누리꾼 ‘해와달의노래’는 “아무리 대학살극이라도 개인이 정신병 차원에서 한 일인데 왜 정부 차원에서 사과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주장했고, dddhj44는 “국가가 사과하는 것이 유학생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굴욕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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