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범인 누명 중국계 학생 지앙
총기난사 범인 누명 중국계 학생
“나는 총을 쏘지 않았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초기 현지 일부 언론에 의해 범인으로 몰렸던 한 중국계 학생이 16일(현지시각) 밤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무고함을 호소했다. 버지니아공대에서 공부하는 장웨이은(江偉恩)으로 밝혀진 이 학생은 “사건 직후 생명의 위협과 끔찍한 욕설에 시달렸다”며 “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와 휴대전화가 불통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누명을 쓰게 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쳤다. 그 역시 아시아계로서 목격자들의 초기 증언과 일치했다. 그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최근 애인과 헤어졌다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그가 소총을 어깨에 잔뜩 둘러메고 활짝 웃는 모습을 블로그에 올려놓은 게 화근이었다. 사건 직후 현지 경찰도 그의 집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범인으로 지목되자 중국계 학생들 사이에선 그의 모국이 어디냐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가 블로그에서 자신의 성을 대만식 표현인 ‘치앙’(chiang)으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그의 성은 중국에선 지앙(jiang)으로, 홍콩에선 콩(kong)으로 적는 게 일반적이다. <연합조보>는 18일 그는 대만계라고 보도했다.
그의 블로그는 사회적 친분 맺기 사이트인 ‘페이스북’ 등에 올라 있으며, 지금까지 8만여명이 다녀갔다. 사건 발생 직후에만 3만7천여명이 찾았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를 유치해 돈을 벌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사건이 학생들의 무장을 허용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조만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당국으로부터 총기 소유 허가증을 받고 총기를 수집하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