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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외톨이’ 콜럼바인 사건 닮은꼴

등록 2007-04-19 19:40수정 2007-04-19 22:18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과 유사 사건 비교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과 유사 사건 비교
조씨 “에릭·딜런 같은 순교자처럼”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씨가 자신의 범행목적을 밝힌 글과 비디오를 <엔비시>(NBC) 방송에 보냄에 따라, 사회적 ‘대의’를 내세우거나 분노를 떠뜨린 유사 사건을 본뜨려 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콜럼바인 사건 외형적으로 이번 사건과 가장 닮은꼴은 1999년 고교생 2명이 총기를 난사해 40여명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이다. 조씨는 “에릭과 딜런과 같은 순교자처럼”이라며 콜럼바인 사건 범인들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범인들이 나치즘을 신봉하는 학내 음성 서클 ‘트렌치 코트 마피아’ 단원이었으나 실제 학교에서 친구들과 접촉하지 않고 조용히 지낸 점도 닮았다. 폭탄을 미리 설치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분노가 향한 지점이나 폭발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다. 백인인 이들은 그들의 분노를 소수인종 그리고 학교에서 늘 인기를 독차지하는 운동 선수들에게 향했다. 총기 난사 때도 이들을 주로 겨냥했다.

유나바머 사건 사회적 명분을 앞세워 테러를 자행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수학의 천재로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종신교수직까지 얻은 테오도르 존 카진스키는 1978년부터 18년 동안 목재산업 로비스트와 유전학자, 컴퓨터 과학자를 주로 겨냥해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그는 95년 <뉴욕타임스>에 3만자에 이르는 성명서 ‘산업사회와 그 미래’를 보내 “인류에게 산업혁명과 그 결과는 재앙이었다”고 주장했다.

조씨가 부자들과, 고급승용차·보드카·코냑으로 대표되는 쾌락주의에 체계적인 설명 없이 감정적 분노를 터뜨렸다면, 카진스키는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인간성 말살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했다. 또 그는 불특정 다수에게 총격을 가한 조씨와 달리, 산업문명 확산의 첨병을 자처한 이들을 주로 겨냥했다. 하지만 교수직을 버린 뒤 몬내나의 숲으로 들어가 가족·친구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그만의 성을 쌓았던 범행 당시의 행적은, “말이 없었고 주변과 교류하지 않았던” 조씨와 닮은꼴이라고 할 만하다.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사건
1995년 오클라호마시 연방청사에 폭탄테러를 저질러 168명의 사망자를 낸 참극의 범인 티모시 맥베이도 나름의 사회적 ‘대의’가 있었다. 연방정부의 불법무기 소지 단속에 분노했던 그는 “연방정부는 개인의 자유를 억업하는 거대한 권력”이라는 신념을 내면화했다. 내성적 성격으로 고교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점이나 ‘신념’을 위해 연방청사 안 탁아소의 유아들을 포함해 불특정 다수를 희생시킨 점은 조씨와 닮은꼴이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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