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수업시간에 모자와 선글라스 늘 착용…학생들 `몰카'찍기도
신체부위나 팬티 등을 주제로 영시 작성해 발표
신체부위나 팬티 등을 주제로 영시 작성해 발표
"나는 그 학생을 단지 `깡패(bully)'라고 생각했다"
버지니아공대 영문과 니키 지오바니 교수는 19일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의 범인인 조승희(23)씨를 수업시간에 불필요한 말썽을 일으키는 `사고뭉치'로 회고했다.
조씨에게 영시작성법을 가르쳤던 지오바니 교수는 이날 이 대학의 대학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늘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난 항상 수업시간에 벗으라고 요구했다"면서 조씨에게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으라고 잔소리하는 것이 그녀가 매번 수업시작전 에 해야했던 `의식'이었다.
이로 인해 그녀는 매번 성가신 신경전으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는 것.
또 조씨가 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몰래카메라로 찍어서 그의 핸드폰에 저장해서 다닌다는 사실이 확인된 뒤 학생들도 조씨를 불편해했다고 지오바니 교수는 밝혔다.
지오바니 교수는 조씨를 불러 꾸짖자 조씨는 그런 행동을 그만뒀다는 것.
특히 조씨는 수업시간에 영시를 써서 발표하게 하면 그는 늘 신체부분이나 `분홍색 팬티'와 같은 것을 주제로 시를 써서 발표, 학생들을 언짢게 했다면서 그녀는 조씨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귀찮게하고 위협하며, 모욕을 주기 위해 고의로 이같은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지오바니 교수는 말했다.
한번은 그녀가 시를 수정할 것을 지시했으나 그는 세 차례나 똑같은 시를 그대로 제출하며 `반항'하기도 했다.
이 일이 있은 뒤 그녀는 조씨와 만나 자신의 수업을 듣지 말고 다른 강좌로 옮길 것을 요구했으나 조씨는 거부했다고 지오바니 교수는 회상했다.
결국 그녀는 영문학과에 조씨의 행태에 대해 알리고 만약 조씨가 그녀의 수업수강을 중단하지 않으면 자신이 그만두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는 것.
이로 인해 당시 영문학과 학과장이었던 루신다 로시 교수가 조씨에게 그 수업 대신에 자율학습을 하도록 했다.
지오바니 교수는 "나는 그 학생이 수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했지, 폭력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사건을 막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9일전인 지난 7일 시속 25마일 구간에서 시속 44마일로 과속운전을 하다가 적발됐으며 내달 23일 법원에서 약식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고 이 대학신문은 덧붙였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블랙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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