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 여론조사
민주 대선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동률 선두 기록
본선경쟁력 이미 앞서…1위 부상 시간문제 전망
본선경쟁력 이미 앞서…1위 부상 시간문제 전망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바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선거자금 모금에 이어 여론조사에서도 마침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따라잡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본선 경쟁력도 힐러리에 비해 나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바마의 선두 부상이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이후 대선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온 미국의 선거전문 조사기관인 ‘라스무센 리포트’는 23일 오바마와 힐러리의 지지율이 각각 32%로, 동률 선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주 월요일 민주당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이 리포트의 3월말 여론조사에서 12%포인트까지 뒤졌던 오바마는 그동안 7%, 5%, 2%포인트 등 차례로 격차를 줄여왔다. 앞서 오바마는 1/4분기 선거자금 모금에서 2580만달러를 모아 힐러리의 2600만달러에 육박했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들에서 나타난 오바마의 본선 경쟁력이다. 힐러리는 공화당 선두주자들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3~6%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바마는 이들에게 4~6%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선거전문 조사기관인 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에서 힐러리에 대한 유권자 호감도는 지난 1월의 +27%(호감 60/비호감 33)에서 이번달에는 +8%(호감 50/비호감 42)로 크게 줄어들었다. 오바마 호감도는 +32%(호감 55/비호감 23)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흑인층 등 힐러리의 지지기반을 오바마가 잠식하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3일 몇달전만 해도 당연히 힐러리를 지지했던 뉴욕의 흑인 선거직 관리들 상당수가 지지 태도를 유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뉴욕지역에서 거의 선거운동을 한 적이 없지만, 흑인지도자들에게 ‘흑인의 자존심’으로 각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힐러리는 지역구인 뉴욕에서도 압도적 우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시에나칼리지의 23일 조사발표에서 힐러리는 오바마에 비해 39% 대 17%로 우위를 보였으나, 지난달 43% 대 11%, 1월의 58%대 11%에 비해선 격차가 크게 줄었다.
오바마 의원은 23일 시카고 ‘글로벌어페어위원회’의 초청 강연에서 자신의 외교정책을 제시하면서 “2008년 대선은 세계인의 미국관을 바꿀 기회”라며 기세를 올렸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을 차지했을지 모르지만 6년간 자유세계 지도자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며 부시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 △북한 핵프로그램 제거 등 핵확산 방지를 위한 전지구적 노력 등을 제시하면서, 특히 세계의 생활수준을 높이고 테러 위협을 줄이기 위해 미국의 대외원조를 두배로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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