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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범행동기 등 핵심의문 ‘미궁’ 가능성

등록 2007-04-26 21:07

첫 희생 힐셔·범행장소 노리스홀 선택이유 등 풀지 못해
9분간 170발 발사 30명희생…기숙사·노리스홀 같은 권총
미 경찰 ‘버지니아’수사 중간발표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10일 동안의 수사결과 중간 발표에서도 범인 조승희(23)씨의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교내 총기사건으로 기록된 이번 사건 수사는 핵심적 의문점을 남긴 채 장기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스티븐 플래어티 버지니아주 경찰국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조씨가 16일 오전 노리스홀(공학부 강의동)에서 마지막 9분 동안 170여발을 무차별 발사해 30명의 희생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조씨의 자살 현장에서 발견된 9㎜ 권총을 분석한 결과, 당일 아침 웨스트앰블러존스턴홀(기숙사)에서 에밀리 힐셔(18) 등 2명을 살해하는데 사용한 것과 동일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엔비시〉 방송에 보낸 편지와 사진, 비디오파일은 모두 1차 범행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결정적 단서로 확신했던 조씨와 힐셔의 전자우편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조사하고 수백명의 증언을 청취했다. 그렇지만 범행 동기와 범행 장소가 선택한 이유 등에 전혀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플래어티 국장은 “가능한 동기와 가설 등을 얘기할 수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며 수사 장기화를 시사했다.

경찰은 조씨가 웨스트앰블러존스턴홀에서 1차 범행을 저지르기 전 첫 희생자인 힐셔를 곧바로 따라 들어간 게 아니라 몇분 동안 밖에서 서성이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확보했지만, 이를 설명해줄 이유는 찾지 못했다. 조씨가 남긴 메모와 방송에 보낸 소포 등도 범행 동기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가족들도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경찰이 이날 추가로 밝힌 새로운 사실은 △사건 전날 부모와 한 통화가 마지막 통화였다는 것 △조씨가 이번 학기에 화·목요일 노리스홀에서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강의동 구조를 잘 알고 있었다는 것 정도다. 심지어 조씨의 소포를 발송한 우체국의 직원들은 조씨를 기억하지 못해 다른 사람이 우편물을 보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씨가 이번 사건을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점은 재확인됐다. 2월9일 22구경 권총, 한달 뒤 9㎜권총과 탄알을 구입했다. 노리스동 3곳의 출입문을 잠궜던 체인은 지난달 월마트와 홈데포에서 샀다. 지난 8일 학교에서 떨어진 한 호텔에 투숙해 방송에 보낸 비디오 등을 제작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 지난달 12일부터 4월10일까지 비디오에 나타난 차량을 빌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플레어티 국장은 “23살의 젊은이가 한동안 이곳에 살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를 모른다는 점에 가장 놀라워하고 있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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