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워싱턴 고위층 섹스 스캔들 살생부에 전전긍긍

등록 2007-04-30 15:27수정 2007-05-02 13:32

‘마담 디시’로 알려진 포주 데포라 진 팰프리(50. 사진 왼쪽)가 워싱턴 고위층들의 명단이 포함된 고객전화번호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AP=연합)
‘마담 디시’로 알려진 포주 데포라 진 팰프리(50. 사진 왼쪽)가 워싱턴 고위층들의 명단이 포함된 고객전화번호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AP=연합)
‘마담 디시’ 별명 포주로부터 1만5천개 전화번호 새나와
백악관·국방부 관리, 로비스트, 변호사등 유명인 포함돼
워싱턴이 섹스 스캔들로 발칵 뒤집혔다.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은 오는 5월4일 ‘20/20’ 프로그램에서 ‘마담 디시’로 알려진 포주 데포라 진 펠프리(50)와의 단독인터뷰와 고객전화번호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를 해놓은 상태다.

<에이비시>의 브라이언 로스 탐사보도팀장은 팰프리에게서 넘겨받은 1만~1만5천개의 고객 전화번호에는 백악관과 국방부의 관리, 로비스트와 변호사, 학자, 군인 등 “매우 유명한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팰프리로부터 에스코트 서비스를 받은 관련 고위인사들과 유명인사들로서는 안절부절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는 에스코트 서비스를 제공한 여성들 132명도 “중요하고 번듯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에스코트 서비스란 고객과 동행하며, 성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매매춘 서비스이다.

이 명단의 ‘살생부’로서 위력은 이미 증명이 됐다. 미 국무부는 지난 27일 오후 5시 숀 매코맥 대변인의 이례적 성명을 통해 국무부 부장관급인 랜들 토비아스(65) 국제개발처(USAID)장 겸 대외원조국장의 갑작스런 사임을 발표했다. 토비아스는 전날 <에이비시> 탐사보도팀의 확인 전화를 받고 “마사지를 해줄 아가씨를 콘도(아파트)에 보내달라고 했지만 섹스를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년간 150억달러의 에이즈퇴기금을 운영하면서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국무장관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던 그는 에이즈 퇴치방법으로 콘돔보다는 금욕과 배우자에 대한 정절을 강조해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이번 섹스 스캔들은 팰프리가 지난 2월 ‘조직범죄자 방지법’(리코법)에 다른 매춘 혐의로 기소되자 고객명단을 공개하겠다며 ‘결사항전’의 태도를 보이면서 시작됐다. 팰프리는 워싱턴지역에서 ‘파멜라 마틴 앤 어소시에이츠’(Pamela Martin & Associates)란 에스코트서비스 회사를 13년간 운영해 왔다.

팰프리는 고객들의 가정이나 호텔로 에스코트걸을 보내 합법적으로 ‘성적 환상을 심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이며 매춘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방검찰은 팰프리가 1시간30분 동안 275달러를 받는 매춘조직을 운영해 200만달러의 불법수익을 올렸다며 100여만달러 상당의 집 두채와 현금 60여만달러 등을 압수놓은 상태다.

팰프리는 기소된 이후 마음에 안드는 관선변호인의 변호 대신 사설 변호인을 고용하겠다며 50만달러의 반환을 요구하고, 변호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전화번호 명단을 실수요자에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부가 이를 금지하는 판결을 내리자 <에이비시>와 독점회견을 통해 돈을 전혀 받지 않고 명단을 모두 넘겼다.

‘에스코트 서비스’는 국무부가 매년 전 세계 매춘 보고서를 발행하는 미국에서 ‘매매춘’을 달리 부르는 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팰프리는 자신이 고용한 서비스걸 중의 한 명인 폴라 네블이 섹스 사실을 시인하자 자신과의 계약 위반이라며 네블을 고소하는 등 좌충우돌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팰프리는 또 2주전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단골 중에서 할랜 울먼 전 해군사령관과 클린턴 대통령의 정치적 조언자였던 선거컨설턴트 딕 모리스를 지목해 증인으로 요청하는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다. 울먼은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때 썼던 ‘충격과 공포’의 작전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인물로 현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울먼은 “대답할 가치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모리스도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한 팰프리는 “에스코트 서비스의 한심한 수준”을 비판하며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에스코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91년 매춘알선 혐의로 18개월 동안 복역한 적이 있다. 그는 출소한 뒤 워싱턴으로 옮겨 메릴랜드대학 대학신문과 <워싱턴시티 페이퍼> 등을 통해 서비스걸들을 모집하고 전화번호부 책과 웹사이트 등을 통해 “최고의 성인 서비스회사”라는 광고를 내보냈다. 그동안 캘리포니아에 집을 두채나 사는 등 그의 사업은 번창했지만, 2004년부터 미국 국세청과 우체국의 합동조사를 받게 되면서 꼬리가 잡히게 됐다.

<에이비시>에 따르면, 팰프리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토비아스를 포함한 전화번호 명단에 있는 모든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팰프리의 변호사인 몽고메리 블레어 시블리는 “최근 수일간 변호사 5명으로부터 자신의 고객들이 팰프스의 고객명단에 올라있는 지 문의해왔다”며 “고객들을 조사하는 것은 <에이비시> 20/20팀의 몫”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시> 쪽도 “진행중인 취재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 정가는 특별한 에스코트를 받은 유명인사들이 누구인지, 5월4일 <에이비시>의 20/20을 기다리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