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 전략 언론에 공개돼 전전긍긍
23일 미국 민주당 2008년 대선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선거운동본부는 올들어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 내년 1월14일 첫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아이오와주에서 선거운동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내부회람용 선거전략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부책임자인 마이크 헨리가 21일치로 작성한 ‘후보지명전략 대안’은 판세가 불리한 작은 주 아이오와를 건너뛰고, 1월22일 뉴햄프셔주와 20월5일 ‘메가화요일’ 예비선거에 시간과 자금을 집중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메가화요일’은 인구수가 많은 캘리포니아 등 20여개주에서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동시에 예비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사실상 후보가 조기 확정될 수 있는 중요한 날이다.
이 문건이 공개되자, 클린턴 선거운동본부는 개인의 의견일 뿐이며, 힐러리 등이 보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힐러리가 이번주를 포함해 3주 연속 주말마다 아이오와에서 집중적 선거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피하는 것은 약체가 아닌, 힐러리처럼 자금력이 풍부한 선두주자가 쓸 전략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때문에 이 보고서는 힐러리의 약점을 잘 드러내준다.
첫 예비선거가 치러진다는 상징적 의미가 큰 아이오와에선 반전여론이 강하다. 이라크 침공에 찬성했던 힐러리에겐 특히 부담스럽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힐러리의 열세가 뚜렷하다. 보고서는 아이오와를 건너뜀으로써, 패배를 최소화하고 메가화요일의 대반전으로 극적 승리를 거두자는 고육지책을 담은 것이다. 힐러리 쪽이 이런 편법까지 검토한 데는 다른 후보에 비해 부정적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점도 작용했다.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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