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토로 대통령 부인…‘부부 장기집권 포석’ 분석도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부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 상원의원이 오는 10월 대선에 출마한다.
‘아르헨티나의 힐러리’라 불리는 크리스티나가 이달 말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 선거 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1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2003년 취임한 네스토르 대통령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매년 8%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재선 가능성이 높은데도 부인이 대신 출마하기로 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비비시〉(BBC) 방송은 이날 ‘측근 부정부패 추문과 지방선거 패배’나 ‘질병’을 네스토르의 대통령 재선 포기 배경으로 들었다.
‘부부 대통령 장기 집권계획’이란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4년 중임제인 아르헨티나 대통령 임기에서) 부인이 10월 대선에서 이기면 4년 뒤 남편이 다시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남편과 부인이 번갈아 가며 출마하면 정권말기 권력누수(레임덕)를 피해가며 최대 16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인이 집권할 동안 남편은 2선으로 물러나 여당에서 2인자 노릇을 하며 재집권을 준비하고, 남편이 집권하면 부인은 2선에서 재선을 준비한다는 추측이다.
크리스티나는 1989년 지방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95년 상원의원이 됐고 2003년 대통령 선거 때는 남편의 핵심 참모로 활동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네스토르의 지지율이 50%, 크리스티나의 지지율은 37% 수준이어서 크리스티나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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