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임기말 정책마다 ‘삐걱’…탄핵여론 높아져 궁지
61회 생일 별장서 ‘납작’…요란했던 작년과 대조
61회 생일 별장서 ‘납작’…요란했던 작년과 대조
6일로 61살 생일을 맞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주말 동안 전용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 틀어박혀 사상 최저 지지율을 기록 중인 레임덕 대통령의 고립감을 되새겨야 했다.
부인 로라가 마련한 생일파티는 이틀 전인 4일 저녁 백악관에서 가족들과 프로 골프선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보면서 치렀다. 5일 저녁에는 워싱턴 야구장을 찾아 위싱턴 내셔널스와 시카고컵스의 야구시합을 구경했다. 그러나 반대시위가 우려돼 그는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렸고, 그의 입장에도 팡파르는 울리지 않았다.
생일날인 6일 아침 몇몇 지지자들의 축하 인사를 뒤로 하고 조용히 캠프 데이비드로 향했다. 지난해 떠들썩했던 60살 생일 때와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지난해엔 주말 동안 캠프 데이비드에 친지들을 대거 초청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에이피〉(AP) 통신은 “한 살 더 먹었지만 관심은 훨씬 떨어진” 것이었다고 전했다.
지난주는 시작부터 최악이었다. 월요일인 2일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의 감형에 대한 여론의 질타로 한 주를 맞았다. 5일에는 35년 동안 상원을 지킨 공화당의 원로 상원의원 피트 도메네치(뉴멕시코)가 그의 이라크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9월 이라크 현지사령관이 증파의 효과에 대한 결과를 보고할 때까지 참아 달라는 그의 호소에 공화당 주요 의원들도 등을 돌렸다. 2주 전 전 상원 외교위원장인 리처드 루거 의원(인디애나)을 시작으로, 존 워너(버지니아), 조지 보이노비치(오하이오) 등 공화당 상원의원 10여명이 이라크 정책의 수정을 요구하는 대열을 형성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탄핵론까지 제기돼 궁지에 몰린 부시 대통령을 더욱 처량하게 만들었다. 아메리칸 리서치그룹(ARG)이 지난 3~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응답이 45%, 반대 의견이 46%로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진짜 대통령’으로 불려온 딕 체니 부통령에 대한 탄핵은 54% 대 40%으로 찬성이 우세했다. 그 전주에는 국내정책의 유일한 업적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이민법 수정안이 상원에서 거부됐다. 부시가 지난 2일 백악관에 유명 역사학자, 철학자 등을 불러모아 자신의 업적에 대해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를 물어본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참석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무척 외로워 보였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