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 콩고냐스 공항에서 발생한 브라질 탕(TAM)항공 소속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17일(현지시각) 소방관들이 에어버스 A320 기체의 불을 끄고 있다. 여객기는 착륙 도중 활주로에서 미끄러져 화물터미널과 주유소에 부딪쳤으며, 기체가 불타 탑승자 176명 전원과 화물터미널에 있던 사람 등 200여명이 숨졌다. 충돌과 함께 발생한 화재로 여객기는 꼬리만 남긴 채 모두 타버렸다. 상파울루/EPA 연합
활주로서 미끌어져 주유소 충돌 ‘화재’
탑승자 176명 등 사상자 250명 이를듯
탑승자 176명 등 사상자 250명 이를듯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17일 저녁 6시50분께 브라질 탐항공사 소속 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콩고냐스 공항에 착륙하다 충돌사고로 폭발해 탑승자 176명이 모두 숨졌다.
사고 항공기는 이날 오후 5시16분 브라질 남쪽 포르투알레그레를 출발해 콩고냐스 공항에 착륙하던 도중 활주로에서 미끄러졌다. 항공기는 퇴근 차량으로 붐비던 공항 옆 도로를 넘어 공항 화물터미널과 주유소에 충돌한 뒤 멈췄다. 사고 항공기는 충돌 직후 불길에 휩싸였고 두차례 폭발해 꼬리 부분만 남기고 전부 불탔다. 사고 2시간 전에 비가 와 콩고냐스 공항 활주로는 매우 미끄러운 상태였다.
탐항공사는 사고기 승객 명단을 발표하고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이 모두 사망한 것 같다”고 밝혔다. 탑승자 명단에 한국인 이름은 없었다. 상파울루 주정부의 호세 세라는 “불탄 항공기 내부 온도가 1천℃가 넘어 생존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고로 승객·승무원 뿐만 아니라 화물터미널 근무자들도 숨져 사망자가 200명이 넘을 것으로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사망자수가 최대 25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피〉(AP)통신은 몇년 전부터 콩고냐스 공항의 활주로가 짧아 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참사가 ‘예고된 인재’라고 보도했다. 콩고냐스 공항은 활주로에 5㎝ 이상 물이 차면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하고 있다.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이날부터 3일 동안 희생자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콩고냐스 공항 완전 폐쇄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콜롬비아 산타 마르타 시몬볼리바르공항에서도 54명이 탄 여객기가 착륙하다 바다에 떨어져 6명이 다쳤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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